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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끄적

210205

by ehei 2021. 2. 5.

오랜 사회 생활을 하면서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굉장한 천재이다. 못 해결하는 문제를 보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대단히 친절하다. 누군가 도움을 청하면 기꺼이 도와준다. 그리고 아무리 질문을 던져도 모두 답해준다. 사실에 기반한 핵심적이고 명료한 답변. 그의 지성은 반짝이며 매력적이다. 내가 이전 회사에서 다닌 8년이 허송이라도 그런 천재를 만나고 그 광채를 곁에서 누렸으니 충분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를 지난 달에 봤다. 병으로 인해 그는 좋아하는 기호를 대부분 끊은 상태였다. 그래도 그는 빛났고 영원해보였다. 그러나 최근에 본 그는 달랐다. 몸은 더 말랐고 기운도 없어 보였다. 그대로인 것 눈빛 그리고 미소였다. 그의 매력 중의 하나이다. 그의 잔잔한 미소는 어딘가 낯이 있다. 부처에서 보았던 지긋이 입을 다문 채 살며시 입꼬리가 올라간 모양이다. 나는 그를 매우 존경했지만 그런 마음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그러나 내 생애도 언제까지인지는 모른다. 그래서 그런 마음이 있다면 서둘러 표현하기로 결심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에게 함께한 근무 기간이 내게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친절하게도 그는 내게 답을 해주었다. 그것또한 내게는 즐거운 추억이었다. 아마 같이 다시 일할 날이 없을 것 같다. 허나 그 기간 동안 그에게 봤던 자세, 말투, 시선 등은 내게 각인되어 있다. 그걸 잊지 않으며 나도 그를 조금씩이나마 따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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