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회가 길었다. 당면 과제는 내 삶에 정체를 해소하는 일이다. 한 프로젝트에 오래 몸담고 공부를
게을리한 탓이다. 나의 기술적 지식이 프로젝트의 구현 수준에 머물러있음을 느끼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코어는 뛰어난 프로그래머 한
명에 의해 대부분 작성되었다. 정말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그게 십년도 더 된 일이란 점이다. 코볼 프로그래머의 기분을
알 듯하다. 울타리에 스스로를 가두고 진보를 외면하는 느낌이다.
그런 시점에 이 책은 약간의 기름이 되었다. 내가 태우는 불에 끼얹을 기름. 최근에 스터디를
하면서 불이 점화되었다고 생각한다. 대단한 발자국을 남긴 그들은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는다. 뼈아픈 실패를 하고,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한다. 어쨌든 그들은 앞으로 나아간다. 그렌라간의 주인공 대사처럼, 드릴을 돌리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나의 걸음 끝에
어떤 도착지가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한발 한발에 힘을 쏟아볼 생각이다. 변화할 생각이다.
참, 이 책에 대해 좀더 적어야겠다. 읽기 쉽고 흥미진진하게 구성되어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어찌해서 인용에 대한 출처가 전혀 없는지 모르겠다. 글을 보건대 다른 것들을 편집한 것이 틀림없는 데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