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감상문

어메이징 그래비티

ehei 2015. 5. 8. 23:30

만화로 된 책을 즐겨 보는 편인데 마침 도서관에 가니 이 책이 한번에 눈에 들어 왔다. 낼름 집어들었는데 대충 봐도 그림체나 내용이 좋았다. 주로 퇴근길에 책을 읽는 편이라 이틀 뒤나 보게 되었다. 난 번역본일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게다가 생물 교사의 작품이라니? 그걸 알고나니 제목도 좀 그랬다. 요새 영어 쓰는거야 거의 국어를 대체할 수준이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쓸 줄이야. 첫 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 .

다 읽고 나니 정말 멋진 책이었다. 나름 교양 물리 책을 많이 보았지만 중력에 관해서는 이 책 만한 것이 없다. 작가는 중력을 탐구한 인물에 빙의하여 마치 그 사람이 된듯이 서술한 건 무엇보다 멋졌다. 또한 역사적으로 중력이란 개념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주요한 지점을 잘 짚은 것 같다. 산수에서 수학으로 가듯이 쉬운 개념에서 차츰 심화시키는 것도 대단했다. 우리나라는 이런 교양 과학 만화가 출판되기는 어렵지 않나 했는데 나의 대단한 착각이었다. 데뷔작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그림 실력도 몰입하는데 더할 나위 없었다. 아인슈타인이 이론을 도출하는 사고 과정을 그린 건 그 중 압권이라 할 만하다. 나도 그의 마음 속에 들어간 듯 느꼈으니. 작가의 다음 작품이 몹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