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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끄적

200408

by ehei 2020. 4. 8.

이상한 취미가 생겼다. 퇴근하는 길에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가 버려 있으면 주워온다. 그래서 깨끗이 씻고 재활용한다. 누구에게 말하기도 좀 민망한 취미임에 틀림없다. 부인에게 부끄러운 취미를 들켰는데 그녀 왈 씽크대에서 씻지 말라고 했다. 하긴 그건 내가 생각해도 잘못했다. 어쨌든 그렇게 분리해놓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가 그랬지. 쓰레기를 버리면 지구에게 미안하다고. 정말 쓰레기는 너무 많다. 무엇보다 재활용은 어렵다. 가장 많은 페트병을 예로 들어보자. 뚜껑은 보통 PP, HDPE이다. 뚜껑은 그냥 버리다가 너무 많아서 이것도 따로 모은다. 뚜껑과 병을 이어주는 고리는 쪽가위로 잘라낸다. 그냥 가위로는 틈으로 잘 들어가지 않는다. 비닐도 뜯어낸다. 최근에는 뜯어내기 좋게 했다지만 여전히 어렵다. 특히 콜라병. 이건 왜 아직도 접착제로 붙이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용물을 씻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활용 수거일이 될 때까지 집에 보관해야 하는데 벌레를 부르거나 냄새가 난다. 그 다음에 발로 밟아서 압착해야 한다. 속이 비어서 쓸데없이 부피가 크기 때문에 운송 비용이 많이 나가기 때문이다. 언제는 쓸데없이 재활용 활성화에 대해 고민했다. 결론은 소각이 싸게 먹힐 것 같다. 공해? 이미 방사능에 미세먼지에 미세플라스틱에... 거기에 하나 더 얹는다고 큰 일 날 것 같지 않다.

 

오늘 퇴근 길에는 운이 좋게도 버려진 페트병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런 날도 있구나. 기분 좋으면서도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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