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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상문

해킹, 속임수의 예술

by ehei 2003. 12. 10.

 

 

고등학교때인가?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케빈 미트닉과 그를 체포한 사람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뭐, 그 때는 어린지라 정말 흉악한 범죄자로 보였다. 제 집처럼 드나들면서 정보를 맘대로 조작하고 훔쳐내고... 반면에 그를 잡는데 공헌한 사람은 실력은 부족하지만(?) 인내심의 극한을 발휘한 끝에 성공했다는 이야기였다.

컴퓨터에 관심을 갖기 전이어서 그런지 그 사람의 기술은 더 놀랍게 보이기만 했다. 이제 나
이가 들고, 컴퓨터도 조금은 아는 지금 이 사람이 교도소에 갔다가 석방되었다는 소식도 들었고 한 권의 책을 냈다는 소식도 들었다.

제목 한번 끝내준다. 사기술? 이 사람의 책에서는 실제(?) 해킹 기법이 소개된다. 그러나 엄청난 기술을 생각했던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어이없을 것이다. 정말 사기술 맞다.

공학자를 꿈꾸는 본인으로서 사실 썩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아직 기술적으로도 잘 모르는데 철학이 눈에 들어오겠는가 ^^; 뭐 책은 재미있다. 범죄란 정말 흥미롭다! 특히, 성공한 범죄는.

그런데... 혹시라도 이 책을 읽으려는 분이 어떤 기술적 지식을 획득하고자 생각한다면 그건 접어두는 편이 좋다. 케빈 미트닉은 그의 해킹 기술을 소개하지만, 아무나 써먹을 정도로 가르쳐주지도 않고 그러기에는 시대도 많이 발전했다.

책에서 몇몇 부분의 그의 기술은... 인간적인 약점을 꿰뚫는 것에 의존하고 있기도 하다. 하긴, 하루하루 발전하는 시대, 기술은 분명히 앞서나가고 있다. 그러나 보안이 아무리 철저해도, 보안을 담당하는 사람이 인간일 때까지는 분명히 헛점이 있고 이를 이용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음, 해킹에 대한 뭐 대단한 걸 원하고 있었다고?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그런 걸 알려주지는 않는다. 설령 그런 게 있어서 알려준다면... FBI가 가만 있지 않았을 것이다 ^^;

결론적으로 이 책은 보안 기술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보안 임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알려준다. 기술적 지식에 대한 내용은 별로 없다. 조금 나와도, 미트닉이 아주 쉽게 설명해주는 만큼 읽는데 아무런 부담감이 없다. 전설의 해커와 해킹의 역사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심스레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