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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상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by ehei 2024. 5. 8.

만화 사피엔스를 너무나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작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울러 그의 내적 안정에 큰 도움을 얻었다는 명상에 대해 알게 되고, 그 내용이 실려있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이 2018년에 출간되었다는 걸 감안하면 그의 역사 인식이 탁월함을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생명 공학의 발전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반면 빅테크에서 비롯되는 데이터 독점의 문제 그리고 기계 학습과 인공 지능으로 비롯되는 노동의 위험에 대해 궤뚫었다는 점이 실로 놀라웠다. 그와 함께 가속화되는 인간 소외와 존재 무용의 위험성 ... 이것들이 사회의 양극화를 이끌고 또다른 계급 투쟁의 위험성을 설파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비교 열위의 계급이 강제 하차될 가능성까지 지적한다. 작금에도 일어나고 있고 미래에는 심화될 그럴 일들이다. 지금도 노동자는 죽어가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은 관심도 없고 있는 법도 무시하지 않는가... 그야말로 인간은 존재의 의미를 잃고 멸종의 위험에 처해진다. 나의 개인 정보와 데이터는 기업들의 상품이 되고 로봇이 상용화되는 날에는 소비자로서의 지위도 잃게 된다. 자동화된 로봇을 거느린 인공지능 기업들은 서로 경쟁하며 세력을 우주로 펼쳐나가는 동안 인간의 할 일은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다. 작가는 인간의 창의성, 감정 또한 기계들의 기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디에 있어야할까. 그건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우리는 고통을 느끼고 번뇌하는 존재이다. 순식간에 변하는 상황 속에 직업이나 교육도 의미를 갖지 못할 수 있기에 정신적인 압력은 나날이 더해질 것이다. 그러기에 그는 우리가 정신 근력을 키워야함을 주장한다. 그 수단이 바로 명상이다. 내면을 탐험하고 미지의 영역인 정신을 고양하는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존재 의미를 되새기고 자신을 강하게 만드며 현실을 직시하는 일인 것이다. 무의미한 과거나 알 수 없는 미래를 생각하다 자멸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인 것이다. 나도 그의 주장에 적극 동감하며 그가 이 시대의 현자 중의 한 명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의 회의주의 글솜씨는 너무나  유쾌하고 다채롭다. 또 한 명의 훌륭한 사람-인격을 지구 저너머에 있음에도 만날 수 있는 이 시대에 감사하며, 한편으로 명상을 찾게 한 나의 어려운 현실에도 감사한다. 인생은 역시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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