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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상문

Yes Is More

by ehei 2011. 2. 25.

덴마크의 건축 회사인 BIG가 설계한 멋진 작품들을 소개하고, 어떻게 탄생했는지 과정이 담겨있는 책. 두꺼운 용지에 전면 컬러로 인쇄된데다가 만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 아주 술술 읽힌다. 책에 담긴 것은 그들이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이라고 하는데, 풍부한 해설이 담긴 책을 보는 편이 전시회 구경보다 나아 보인다.

 

세상 만사가 그렇듯 건축 또한 다양한 제약 사항을 가진다. 다양한 지형에 걸쳐진 토지, 한정된 비용, 건축주의 다양한 요구사항... 등산가가 정상을 등정하듯, 그들도 제약사항을 극복해낸 경험이 이 책에 담겨있다. 그들의 모토인 예스맨 - 읽다보니 항상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 이 이뤄낸 성과들은 내게 긍정의 힘을 더욱 믿도록 했다. 시도가 실패했다고 금새 포기할 필요는 없다. 그들이 밝혔듯이 설계가 실제로 시공되는 것은 5%에 불과하다. 그러나 도전하기에 현실이 된다. 부정은 가능성 자체를 몰아낸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축은 코펜하겐에 있는 청소년 해양센터를 꼽고 싶다. 오염지를 나무 데크로 덮어 정화 비용을 절감하고, 데크의 높낮이를 유선형으로 변화시켜 지붕까지 활용한 산책/놀이 공간을 만들었다. 장소 자체가 넘실거리는 파도를 연상하게 한다. 데크의 높이를 부분부분 변경해서 지루함을 없애고 동적인 분위기를 갖게 했다. 이 멋진 아이디어는 어찌나 뛰어났던지 설계 없이 공모에 당선되었다고 한다. 실물로 완성되었는데 공간의 활용도를 극도로 높인 멋진 작품이라 생각한다. 나는 단독주택에 사는 것이 꿈인데, 그에게 설계를 요청할 수 있을 만큼 재산을 모으고 싶다. 해양센터의 사진이나 그들의 접근법은 다음 링크에 가면 볼 수 있다: http://www.arcspace.com/architects/plot/maritime/maritime.html

 

공간에 대한 그들의 참신한 접근은, 게임 종사자인 나에게도 영감을 주었다. 게임에서 공간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말이다. 기능적이고 실용적이며 유기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게임도 이용하기 편할 것이다. 책 말미에는 BIG의 설립자, 비야케 잉겔스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그는 건축 뿐아니라 현실을 개선하는데도 관심이 많은 듯 싶다. 정치가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당연하게 느껴진다. 나 또한 게임이 사회를 즐겁게 하는데 이바지했으면 좋겠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게임이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게 공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술과 열정이 쌍두마차가 되어 나를 이끌게 해야 한다. 또한 나도 그들처럼 예스맨을 모토로 하려 한다. 미래를 낙관하면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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