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안하면 티가 난다. 학교 다닐 적에는 농구를 즐겨 해서 그런지, 체력적 무리라는 걸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운동도 안하면서 세월도 지나니 이제 어찌할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습관이 엉뚱하게 바뀌는 것도 순간이다. 지금은 체조할 시간조차 잠시의 잠으로 대체하고 있다. 잠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냐 하면 그건 아니다. 내 생활이 나태해진 것일 뿐이다. 올해는 유난히 감기에도 많이 걸렸다. 운동을 미루는 것도 한계에 온 것 같다. 그에 앞서 건강에 관한 책을 읽어봤다.
이 책은 가정의학을 다룬다. 서두에는 건강 상식을 테스트하는 질문 50개를 지나치지 말긴 바란다. 흥미있고 센스넘치는 질문들로 이뤄져 있다. 바쁘더라도 꼭 풀어보는 편이 좋다. 이후 내용에 모두 연관이 있다. 의대생이란 평가가 나오면 책을 덮어도 좋다. 나는 그냥 '건강에 관심있는 일반인' 정도로 나왔다.
신체 장기에 대한 설명과 식사법 제시가 주된 내용이다. 식사 부분은 이런 내용이 도돌이표가 있는 것처럼 나온다 - '무엇을 챙겨먹으면 신체 나이가 몇년씩 젊어진다'. 비타민, 엽산 등을 얻기 위해 보충제도 권유한다. 잡학에 관심이 많은 나조차 생소한 영양제도 등장한다. 하루에 알약을 몇 개 삼켜야할 지 모르겠다. 과일을 하루 네 접시 먹으면 2년 젊어진다는 글도 있다. 다른 편으로 가면 소식을 권유하기도 한다. 접시 크기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한두조각은 아닐 듯 싶다. 공동 저자가 쓴 책이라 그럴수도 있다. 이런 점은 옥의 티처럼 보인다. 적절한 취사 선택의 요령이 필요하다. '옥의 티'를 언급했지만 책 내용은 정말 '옥'이나 다름없다. 인체 각 부분의 복잡한 구동 방식을 쉽게 전달해준다. 신체가 이렇게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이렇게 설명해서 납득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나쁜 습관도 여럿 깨닫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좋은 습관은...? 과일과 야채를 즐겨 먹는다는 것 뿐인가...
인체를 다룬 책을 읽으면 가끔 진화론을 부정하려는 충동이 든다. 주변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유령을 본다면, 언제든 독실한 신자가 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신비하고 그래서 더욱 소중한다. 얼마나 소중한가. 신체가 병들어야 그런 점을 깨닫는다. 지식을 쌓는 것도 좋지만 행동은 더욱 좋다. 운동을 시작해보자. 맨손체조부터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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