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1일 저녁 7시 12분, 사랑하는 내 님의 고생 끝에 이쁜 딸이 태어났다. 부인님이 고생이 무척 많았다.
전날은 토요일이었는데 정기 검진날이어서 병원에 갔다. 의사는 아직 출산 기미가 없다며 다음 주에 내원하라고 했다. 우린 안심하고 파스타와 피자로 점심을 들고 출산 전 마지막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다. 가까운 팔당에 가서 카페에 들렀다. 여유를 충분히 누린 후 장모님 집에서 자기로 했다. 난 좀 피곤했던지 자정도 되기 전에 잠에 빠졌다.
새벽 여섯시에 부인이 잠을 깨웠다. 진통이 주기적으로 느껴진다며 병원에 전화했더니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한잠도 자지 못했다면서. 새벽이어서 도로는 한적했고 금방 신도림에 있는 병원에 도착했다.
진찰 결과 입원해야한다고 했다. 출산이 임박했다고 했다. 그리고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하고 꼬박 열두시간 넘게 진통을 했다. 출산 직전에는 병실을 나가야 했다.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가 그 자리를 채웠다. 그녀의 힘겨운 신음 소리가 들렸다. 가운과 장갑을 끼고 초조하게 기다렸다. 마침내 부름이 있었다. 급히 들어가니 아기가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막 나오는 참이었다. 너무나 신기했다. 요새는 아빠가 탯줄을 자른다고 했다. 가위를 들고 탯줄을 자르는 순간 묘한 어색함에 잠시 움찔했다. 그리고 다가오는 우리 딸. 간호원이 손가락 발가락을 세어줬다.
어느덧 일주일의 출산 휴가가 끝났다. 산후조리원에서도 다음 주에는 나오고 우은이가 집에 온다.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웃기는 일이 있을 것이다. 뉴스에서 접한 다양한 비극도 있을지모른다. 그렇지만 용기있고 자신있는 딸로 키우고 싶다. 내 아버지가 그랬듯이 자립심있는 사람으로 존중하며 키우고자 노력할 생각이다.
나/인용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