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겼다. 5년 동안 다닌 정든 직장. 타의 반 자의 반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나 자신을 외부에서 평가받고 싶은 기대도 있었다. 처음 프로그래머로 시작할 때는 그렇게 들어가기 힘들더니... 이제 어느정도 엔지니어 폼이 나는건가? 몇 군데 합격했지만 최종적으로 삼성동 인근에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버스를 타고다니가 지하철을 타고 다니니 좀더 피곤하다. 버스는 거의 매일 앉아서 갔는데... 회사는 전보다 훨씬 근사하다. 무엇보다 고층에 있어서 눈의 피로를 푸는데 그만이다. 삼성동에서 역삼동까지 근경이 펼쳐보인다. 천장도 높고 자리도 넓다.
새 로운 회사는 이전과 기술적 기반이 완전히 다르다. 수준이 한층 높다. 매일 매일 압박감을 느끼면서도,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많은 환경이 즐겁다. 이전 회사에서는 배움을 위해 발버둥을 쳤다면, 이곳은 과실이 잔뜩 열린 과수원 같은 느낌이다. 미래의 내가 말하는게 들리는 것 같다. 여기서 한층 성장할 것을. 그리고 너를 알아본 이 곳에서 성과를 보여주기를. 무엇보다 너는 좁은 문으로 기꺼이 들어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 것을. 그리고... 겸손을 잊지 말아라. 지식은 물과도 같아서 가만히 있으면 흘러가 버린다. 중년 엔지니어의 기품을 보여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