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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상문

맥스 페인 3

by ehei 2014. 4. 2.

 

 

 

이 기막힌 게임을 처음 고등학교 때 즐겼지. 불릿 타임이란 기술은  멋져. 그걸 빼고 이 게임을 논할 수 있을까. 초저속으로 움직이는 연출은 영화에서 신물나도록 나오지만, 게임에서는 그리 흔한 일이 아니었지. 게다가 매트릭스의 연출은 완전 달랐잖아. 느낌이 말이야. 어느덧 3탄이 나왔네. 들어보니 흥행이 저조해서 4탄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고 하더군. 사실 판매량이 적은 것도 아냐. 제작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서 그렇지. 미국 돈으로 1억 달러? 그 정도가 들었다네. 믿기지 않은 금액이야. 한국 대작 영화도 그 만큼 돈을 붓진 않잖아. 시장 규모가 이렇게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지. 씁쓸하지만 말이야.

게임이 시작되면 지저분한 집에서 술에 쩔어 사는 모습으로 시작해. 이 정도 마시고 총 잡는 손이 안 떨릴까 몰라. 그는 브라질 대부호의 보디가드야. 남미의 강대국이지만 치안 하나는 죽여준다는군. 말 그대로야. 부자들도 돈 있는 티를 안 낸다니 말 다했지? 차량도 위험해서 개인용 헬리콥터가 제일 많다네. 장면은 바뀌고 펜트하우스에서 댄스 파티를 즐기는 부유층의 모습이 그려져. 그 밑에는 초라한 슬럼가들이 펼쳐져있지. 맥스 페인 특유의 마초적인 읊조림이 끝나자마자 납치범들이 쳐들어와. 이제 총격전을 펼칠 차례야. 고용주 부부를 데려간 납치범들을 쫓지.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는데 이전보다 연출이 놀랍도록 향상된 걸 알 수 있지. 특히 컷신 장면은 영화 파이트 클럽을 보는듯한 감각적 영상으로 채워져있지. 불릿 타임도 진화했어. 죽기 전에 나를 맞춘 놈을 맞추면 그 녀석은 즉시 절명하고 나는 살아나. 이 때 초저속으로 펼쳐지는 모습이 압권이지.  

 

게임을 한지 이미 몇 개월이지만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는데... 누군가를 납치한 보트를 쫓아가는데 주인공이 탄 보트가 경사를 만나서 공중으로 높이 뜨지. 그러면서 상대 보트를 내려다보면서 불릿 타임 사격을 하는데... 이거 뭐 내가 영화 감독이라도 된 것 같더군.

 

엄청난 제작비에 걸맞는 품질. 옛날 게임 잡지를 보면서 자칭 패키지 게임의 부흥기라 불리던 때에 쏟아지던 스크롤 방식의 국산 게임이 그야말로 무리지어 나오던 때가 생각나. 게이머 입장에서 그런 게임 백 개 나와봤자 맥스페인 하나만 못한 게 사실이거든. 정말 한 사람이 뭔가 하기에 일감은 정말 방대하지. 부품이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수십 수백명을 무리지어 작품을 만드는 것 자체가 예술적인 영역이지. 인간의 감정을 조절해서 말이지. 쓸만한 부품이 되어야할텐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