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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상문

눈 속의 독수리

by ehei 2015. 4. 5.



요새 로마에 빠진 까닭에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보고 있다. 로마 토탈워도 있는데 막상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십분에 한판 끝나는 온라인 농구 게임을 두 시간씩 하느냐 못하고 있다.

어쨌든 로마에 관한 엔하위키의 글을 샅샅이 보다가 이 소설의 존재를 알게 되었기에 6개월 이상 가지 않았던 도서관을 부리나케 가서 빌렸다. 총평을 내리건대 비장감보다 막무가내 느낌이 앞선다. 군단 하나와 예비 부대로 국경을 지킬 수 있는 것일까.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인공도 읊고 결사의 마음을 갖지만... 

종국에 대규모 전투가 벌어질 때의 강추위야말로 청야전을 벌이기 좋은 상황인데 야전에 소중한 병력을 분산하여 각개격파 당하는 걸 보니 뭐랄까. 마치 주인공은 이미 체념한 상태로 다른 이까지 동귀어진하려는 듯해서 마음이 불편했다. 나의 전술 능력이라고는 전략 게임 좀 해본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뭔가 현실적이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탈영병도 너무 적고 기강은 너무 잘 잡혀있다. 급료는 수시로 체불되고 가혹한 환경에서 이들을 붙잡고 있는 건 뭘까. 쇠붙이에 불과한 독수리? 존경할만한 군단장?  로마 군단병이란 자부심? 그러나 옛 사람들은 죽음을 생각보다 쉽게 생각했다고 들었다. 삶이란 너무나 가혹했기 때문이다. 지금같은 풍요는 인류 역사상 무척 짧은 시기일 뿐이다. 그러기에 스러질 운명 또한 기꺼이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현대인이 쓴 로마인 이야기이니 내멋대로 상상일 뿐.

끝으로 이 책은 영화 글라디에이터와 하등의 상관도 없다. 아마 제작사에서 유사 영화의 제작을 막으려고 샀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어서 토탈워 게임을 시작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