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도시민처럼 나또한 전원 생활에 대한 막연한 동경감이 있었다. 봄에는 움트는 싹을 보고 여름에는 생명의 향연을 느끼고 가을에는... 그래서 내 희망사항은 근사한 전원 주택을 지을 충분한 돈을 모으는 것이었다.
이 게임은 내 꿈을 박살내줬다. 아니 어설픈 동경을 비정한 현실로 내몰았다고 할 거 같다. 도시에 비해 전원에서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는 비싸서 못 살 수있지만 없는 건 아니다. 대체품을 구하기도 쉽다. 전원에서는 구하기도 어렵고 더 많은 수고를 거쳐야 한다.
다시 게임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약간의 자원과 함께 일단의 사람들이 들 한가운데 버려진 상태로 게임이 시작된다. 이제부터 치열한 생존 경쟁이다. 심시티는 건물이 주인공인 탓에 장난감 마을을 다루는 느낌이었다.
그에 반해 여기선 사람이 주인공이다. 가장 중요한 자원은 사람인 것이다. 그것 뿐이라면 잘 만든 게임이지만 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쟁에 돌입해야 한다. 한정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보수적으로 운영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 게임을 추천해준 동생으로부터 아사와 동사에 대해 누누이 주의를 들었다. 때문에 나는 매우 조심스럽게 운영했다. 그래서 첫 고비를 넘기고 마을에 어느 정도 기반 시설을 갖췄다. 둘째 고비는 고령화였다. 이주 세대는 늙어가는데 그를 이을 정착 세대의 수는 택도 모자랐다. 마을 평균 연령이 50은 넘은 듯 했다. 빈 집이 늘어나고 마을을 유지할 노동력 부족이 극심해졌다.
이렇게 유령 마을이 될 위험에 처했지만 몇년을 버티자 방랑자들이 찾아왔다. 한꺼번에 열명이나 오자 충분히 갖춰진 시설과 맞물려 상승 효과를 냈다. 베이비붐이 일어났다. 자원은 충분했기에 늘어난 인구를 부양할 수 있었고 그들을 다시 생산에 투입하자 양의 반응이 일어났다. 게임이 쉬워지고 흥미가 떨어졌다.
그래도 간만에 즐거운 게임으로 2주간을 보냈다. 어제는 특히 많이 했지만. 게임의 모든 부분을 혼자 만들었다는 점도 놀랍다. 완성도 높고 진행도 매끄럽기 때문이다. 나로 말하자면 학교에서 만든 게임 2개 이후로는 만든 게임이 없다. 마지막 게임은 퍼즐인데 나름 완성도로 칭찬도 받았는데 옛일이 되버렸다. 올해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나 >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속의 독수리 (0) | 2015.04.05 |
---|---|
맥스 페인 3 (0) | 2014.04.02 |
Exceptional C++ Style: 40개의 새로운 프로그래밍 퍼즐과 문제 그리고 그 해답 (0) | 2014.04.02 |
숨은 요새의 세 악인 (0) | 2014.03.29 |
마진 콜 (0) | 2014.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