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새 정신 없이 바빴다. 회사에서 하는 대회에 참가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PowerBI라는 툴을 가지고 대용량 데이터를 가공하여 시각화하고 출품해야했다. 대회 자체는 대용량 데이터의 활용도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도 한정적이고 본디 기념품이나 받자고 나간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전력을 다할 마음도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니 욕심이 났다. 툴 자체의 막강함을 좀더 느끼고 싶었다. PowerBI는 대단하다.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1억개가 넘는 레코드를 비동기로 매끄럽게 처리하면서 놀랍도록 빠른 속도를 보여준다. 툴 내부에서도 데이터 가공을 위한 도구와 스크립트 언어 DAX를 제공한다.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더 열심히 해버렸다.
문제는 주어진 시간이 3일이란 것이었다. 마지막 날은 결근이 허락되지 않았기에 실질적으로 이틀. 첫날 늦게까지 해보고 퇴근 후 작업으로는 예정된 계획을 마칠 수 없다는 걸 실감했다. 툴이나 클라우드 DB를 다루는 지식을 학습할 시간도 너무 부족했다. 결국 단순하지만 검증된 방법으로 해야했다. 둘째날은 오후 반차를 내고 10시간 동안 작업하여 끝냈다. 셋째날은 틈틈이 시간을 내서 발표 자료를 정리했다. 마치고나니 아쉽고 채울 곳 투성이지만 그래도 간만에 성취감을 느꼈디. 오늘 아침에는 4시 30분에 일어났는데 잠은 1시 쯤에 들었다. 수면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지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등이 아파 숙면을 취하기도 어려웠다. 일어나서 목욕을 하고 명상을 했다. 나 자신에 대해 다이빙하는 것 만으로도 묘한 활기가 솟아오른다. 이른바 치유되는 걸 느꼈다. 명상은 정말로 중요하다. 특히 내게 요즘들어서 더더욱.
가속하여 변하는 시대에 나는 과연 앞으로 할 일이 남아있을지 걱정하고 두려워했다. 하지만 명상을 하고 나니 희한하게도 그런 걱정과 불안이 날아가고 현재에 충실하고자 하는 에고만이 남는다. 아마 이걸 하지 않았다면 3일 동안 전심전력을 다하기보다는 지쳐 쓰려졌을 터이다. 앞으로도 좀더 그쪽에 시간을 내야할 것 같다. 바빠서 해야하는 것이 그것이다... 라고 요새 생각한다. 그리고 고타마 싯타르타라는 초월자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