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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상문

시모츠마 이야기

by ehei 2006. 5. 17.

아주 귀여운 모모코의 청춘 이야기. 로코코의 매니아가 되어, 닥치는대로 아버지를 속여 뜯어낸 돈으로 값비싼 '베이비 더 스타 샤인 브라이트' 브랜드의 로리타 의상에 심취한 아가씨. 어리고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나름대로의 단단한 인생관을 갖고 있는 아가씨가 양키 아가씨인 이치고를 만나 겪는 일상 이야기가 아기자기하게 그려진다.

이 책을 읽고, 정말 이런 딸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서 돈을 열심히 벌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행복인 로리타 의상 쯤은 마련해줄만한 아빠가 되어야하지 않겠는가. 잠옷에서 신발까지 로리타 풍으로 차려입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정말 힘들고 엄격하고 귀찮아하는 성격이면 시도도 하지 말아야 할 정도. 약간의 편집증도 필요할 정도. 빠징코 대박의 화신이자 수예의 대가인 그녀가 신으로 모시는 '베이비~' 회사의 사장과 하는 일도 재미있다.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국내에는 '불량공주 모모코'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모모코를 보고 싶은 사람은 영화를 보면 그녀를 볼 수 있다. 처음 이치로가 침을 뱉어 놀라는 장면에서 모모코의 독백은 왜 그리 귀여운지... 독특한 편집의 영화도 환상적이다. 칸노 요코의 음악도 귀에 맛있게 들린다. 강조하고 싶은 건 모모코는 절대 불량하지 않다는 점. 다만 고집이 있을 뿐이다. 고집도 귀여운 고집. 모모코 역과 이치고 역을 맡은 후카타 쿄코와 츠치야 안나 모두 예쁘면서도 그녀들의 역을 너무나 잘해준다. 책 마지막에 등장한 모모코의 초능력은 영화에서는 삭제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쿄코의 갸날픈 팔로 OOOO를 OOOO한다면 .... 이건 차라리 슈퍼맨의 딸이 하는 편이 좋겠다.

완결편 격인 '살인사건 편'도 나와있다. 모모코의 팬에게는 역시 좋은 선물. 책 두권 다 정말 예쁘고, 책의 관련 삽화도 아기자기하다.

 

참, 하나 부숴야할 선입견. 일본 여성은 예쁘지 않고 혼혈아만 예쁘다. 덧붙여 예쁘면 연예인이다. 그럴까? 정말 그럴까? 도대체, 그렇게 믿는 사람은 일본 여성을 몇 백명이라도 보았을까? 참고로 일본 인구는 1억이다. 세상 어디나 예쁜 사람은 적다. 일본 인구가 많아서 못생겨 보이는 사람도 많다고, 도매급으로 일본 여자를 평가하지 말자. 선입견은 눈을 가린다. 더군다나, 우리가 믿고 있는 미의 기준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가져온 문화에 비롯된 것이다. 일본 문화는 당연히.. 우리와 다르다.

 

서비스 선입견 더. 일본 여자는 한국 남자를 좋아한다면서요? <- 한국에 교환 학생으로 오거나 시집온 일본 여성들이 한국 남성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출처: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그러지 말고, 국적은 사랑과 상관없죠? 이런 질문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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