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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상문

iCon 스티브 잡스

by ehei 2010. 3. 1.

책은 다큐멘터리마냥 스티즈 잡스의 일생을 뒤쫓으며 현장감 넘치는 필체로 전개된다. 저자들의 개입은 최소화된 채로, 인터뷰와 공식/비공식적인 사실을 도구로 쓴다. 책에서 보여지는 스티브 잡스는 너무나 인간적이다. 그다지 좋은 뜻은 아니다. 상당 부분에 걸쳐 그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기술하고 있다. 속이고, 변덕부리고, 부정하고, 무자비하게 군다. 그러나 나는 이해할 것 같다. 나또한 그래왔듯이 인간은 감정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분명 그는 성자는 아니다. 책대로라면 그가 재능이 있었다고 보기도 좀 어려운 것 같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낙오자 대열에 낄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그 엄청난 재산을 날려버릴 기회도 분명 있었다. 매킨토시/넥스트의 실패, 픽사에 대한 오해만 봐도 그가 뭘 알고 했을까 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이다. 허나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누가 감히 미래를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가. 자신의 믿음에 대한 우직함. 실패도 했지만, 지금의 바탕이 된 건 오직 그것 아니겠는가. 그레이엄 벨이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전화를 발명한 것 아니지 않은가 - 이 문장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렇다. 자신의 신념을 굳세게 지키는 일. 옹고집이란 용어로 깍아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자체가 영화계 흥행 여부에 대한 유명한 경구라고도 한다.

 

자신의 신념을 믿고 전진할 수 밖에 없다. 내 인생은 누군가 대신 책임져주지 않는다. 내 인생을 위해 내가 해야할 일은 분명해지고 있다. 유연한 자세, 트렌드를 예측하는 일, 기술이 아닌 문화에 대한 이해, 그리고 행동. 평생 추구해야할 것들이다. 그리고 나보다 나은 사람과 일할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유연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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