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죽기 전까지... 이 책은 인류의 미래 역사라는 흥미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나 자신도 SF 소설을 무척 좋아하기에 더욱 흥미있었다. 그런데 보다가 느꼈는데, 이 책은 이미 읽은 적이 있었다. 나의 장기 기억력은 극히 한심한 수준이라 내용은 생각이 안났다. 독특한 책이었다는 기분만 들었을 뿐. 그걸 보완하기 위해 기록을 생활화하려고 있다. 잡설이지만 독후감을 읽다보면 그래도 내용이 차르르 생각한다.
끝장을 넘기면서 든 생각은 예전과 비슷한 것같다. 게임 '알파 센타우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 게임은 지구 멸망을 등지고 떠났지만, 이쪽은 축복받고 떠나는 건 다르지만. 책은 결국 기술이 인간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쓰고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그 내재적 한계로 파멸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뭐 작금의 상황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건 사실이다. 소비자 없이 존재할 수 없는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보다 단기 이익에 급급하고 있다. 과연 소비력이 현재보다 현저히 낮아지면 어떠할 일이 발생할까. 제국주의의 재현일까. 책을 보면 그렇다. 그러다가 결국 ... 참, 한국도 주요 열강으로 등장하는 점은 흥미롭다. 내 생각에도 한국은 정말 운좋게 마지막 선진국행 열차를 탄 것 같다.
인간의 삶은 파멸과 부활 과정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다. 존재 양식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대신 우리가 그리는 이상적인 모습으로 발전한다.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환경을 생각하는, 교육을 중시하는, 여가를 즐기는 쪽으로. 이 모든 것은 기술로 가능하다. 만약 기술이 정체되면 어떻게 될까. 역사란 확정된 사실이므로, 이런 가능성에 대해서 나오지는 않는다. 새로운 세계 정부가 들어서고, 임무를 다할 때쯤 소규모 공동체로 재편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값싼 에너지 생산과 로봇 기술이다. 분명히 책에 서술된 것보다 인류의 진보는 늦고 있다. 자본주의가 완벽한 제도는 아니지만, 책에서 서술한 세계 정부나 공동체는 몽상같다. 사람의 욕심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건 아닐까 한다. 결정권자 모두가 이상에 몸바친다니... 세계 정부는 그 거대한 몸집이 세부적인 통치를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결국 자치 기구로 전환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느 공동체에서는 통일 제국의 이상에 불타는 정복자가 등장할 것이다.
책의 구성 방식은 매우 괜찮다. 개인적인 수기처럼 서술한 것 중간 중간에, 화자의 친족들이 나와 완전히 다른 에피소드로 기분을 환기해준다. 상담도 있고 공문도 있고 인터뷰도 있다. 공문 주고받는 내용은 특히 코미디였다. 관료제의 폐해를 느꼈다고 할까. 읽으면서 여러 영감도 받을 수 있고 재미도 있는 괜찮은 책이다. 이런 소재들을 게임에 꼭 써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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