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성공한 소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세컨드 라이프. 그 게임에 대해 호기심이 들어 읽게 되었다. 게임 내 토지를 임대한다는 독특한 수익모델이 인상적이었다. 읽다보면 그것이 회사가 의도했던 결과는 아니었다. 이용자들과 타협을 하다 나온 산물이었다. 세상 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고 해야할까. 선의로 한 일이 꼭 선행은 아니라는 말도 생각난다.
지금의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된 건, 유저들이 스스로 컨텐츠를 창조할 수 있는 특징 때문일 것이다. 사실 회사가 다양한 사용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개발 도구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면 된다. 개발한 사용자는 보상을 받는다. 들인 노력의 댓가를 얻는다. 그리고 더 나은 개발을 할 욕구를 얻는다. 포지티브 피드백의 루프가 생겨난다. 지금의 아이폰 앱스토어 마냥. 이런 모델로 성공한 많은 게임이 있는데도 받아들인 것들은 적다. 그러려면 많은 개발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 인력과 자금이 부족한 대부분의 회사에서 쉽지 않다. 허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궁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재 게임 내에 쓰이는 대부분의 커뮤니티 도구가 과연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든다. 수고도 많이 들고 품질도 떨어진다. 그게 중심 컨텐츠가 아니니 아무래도 제대로 개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플러그인 방식으로 다른 좋은 도구들을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이미 많은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프토토콜을 공개하고 있다.
책이 재밌다고는 못하겠다. 관광 가이드같다고 해야 하나. 처음에는 흥미롭지만 와닿지가 않는다. 내용이 유기적이지 않고 단편적인 내용을 모아서 그런 것 같다. 흐름이 끊긴다. 눈감고 코끼리를 만지는 기분도 든다. 어쨌든 또 하나의 세계를 엿보는 건 상당히 설레는 경험이었다. 정말 린든랩은 우주를 창조한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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