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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상문

나비의 꿈

by ehei 2010. 7. 27.

일단 유감부터 쓰련다. 이런 책이라면 꼭 나오는 얘기들이 있다. 훈훈한 미담들. 시골을 다루면 특히 그러하다. 순박한 사람들이 나와 아낌없이 퍼주는 모습이 나온다. 특별한 사건들이 일반적인 것처럼 다룬다. 웬일인지 공사판에서 풀 뽑는 할아버지 까지는 좋다. 십년간 포대에 산나물을 담아 군수 집에 두고 간 이가 있다 한다.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려 군수가 새벽부터 이슬을 맞으며 매복한다. 진실 여부는 차지하고 이런 마음이 함평을 살렸나? 군수의 노력이 없었다면 그 지역은 변함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사실은 유료 팜플렛이 아닐까 한다. 고향으로 오세요. 하나 더. 관람객이 가득한 강 위의 무대가 무너지지 않은 건 기적이었다. 왜 대피시키지 않았는지 변명한다.  네덜란드 소년 역의 공무원들이 필사적인 노력도 실려있다. 허나 이건 안전 규칙 미준수에 대한 자백이다. 만약이란 없다. 허나 인명 피해를 감수한 내용은 극적 긴장감을 위해서인가? 침착하게 대피시켜야 했다. 그만 하자. 책 전체가 훈훈해서 이런 식으로 균형을 맞추고 싶었다. 어릴 적에 재벌 회장들의 자칭 자서전을 읽으며, 그들의 정직함과 용기에 감탄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나중에 안 사실로 인한 배신감이 남아서 그런지도 모르고. 현실은 사실 재미없고 생각보다 더럽다.

 

리더가 조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이렇게 저렇게 가르치려는 책들이 많다. 이 책은 경험을 이야기한다.  군수가 새로 취임했다. 그가 처한 환경은 친절하지 않다. 줄어드는 인구, 낮은 소득. 어느 시골이나 마찬가지지만 그가 있는 곳은 더하다. 낙후 정도로만 따지면 첨단을 달릴 것이다. 주민은 현실이 더 나빠지지 않기 만을 바랬다. 공무원도 그랬다. 그러나 그는 변화를 원했다. 공무원에게 비전을 던지고 자신이 앞장섰다. 실패도 있었지만 차츰 조직원들이 변화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결국 대성공을 거두고 주민들또한 그에게 감동하게 된다. 바로 함평 나비 축제를 주도한 이석형 군수의 이야기다. 멋진 이야기다. 그의 꿈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주민들을 신나게 했다. 요새 이런 책들을 몇 권 보니, 성공하는 조직들은 어떤 패턴이 있다. 결국은 리더의 문제다. 수족이 두뇌에 맞춰 움직이는 것처럼, 리더는 조직원을 바꿀 수 있다. 어떻게 그러하는지는 최근 독후감에 반복적으로 언급했으니 생략하겠다.

 

최근에 이런 책을 읽으며, 내가 속한 팀에 대해 생각해봤다. 내가 가진 불만과 더 나은 팀에 대한 이상. 이런 걸 이룰 수 없는 아쉬움. 그러나 느낀다. 내가 일개 팀원이라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건 정말 변명 그 자체이다. 나는 나 자신의 리더이다. 내 두뇌가 내린 판단에 따라 조직인 손발이 움직인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의 조직 = 신체의 운명이 결정된다. 내가 팀을 바꿀 필요는 없다. 나 자신만 바꿔도 족하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정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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