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있던 컴퓨터로 주로 하는 일은 게임이었다. 그 시절에 즐겼던 게임 중에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몇몇이
있다. 다크랜드, 폴아웃, 엑스컴. 그 중에 무엇이 최고라고 꼽기 어렵다. 그러나 엑스컴은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이
분명하다. 제작사가 손을 놓은 후에도 많은 모방작이 나왔고, 그 중에서는 원작과 동일하다는 이유로 소셜 펀딩을 받은 것도
있다. 나만 해도 지구를 지키고 싶을 때마다 이젠 고전 게임이 된 작품을 즐겼다. 그러나 허전했다. 발전한 기술에 맞춰 다듬어진
엑스컴을 다시 즐기고 싶었다. 이제서야 갈증을 풀 수 있게 되었다. 문명으로 유명한 전략 게임의 명가가 속편을 제작했다.
줄거리는 전작과 똑같다. 어느날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한다. 각 국가들은 엑스컴이란 단체를 통해 외계 세력에 대응한다. 국가마다 발생하는 일에 조치를 취해주지 않으면 그들은 지원금을 삭감하거나 심지어 탈퇴한다. 외계인에게 얻은 전리품은 연구하여 반격하는데 사용된다. 연구 결과는 유용한 아이템을 제조하는데 쓰인다. 병사는 그 아이템으로 좋은 전과를 얻어내고 경험을 쌓아 더 좋은 능력을 얻어 대응을 더 용이하게 해준다. 외계인을 지구에서 몰아낼 때까지...
영상으로 본 느낌은 게임이 가볍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액션이 강조되고 많은 부분이 잘려나간 듯 보였다. 일단 고백해본다.
주말마다 새벽에 자고 주일에도 온종일 즐긴 덕에 부인에게 폐인 같다는 말까지 들었다. 평일에도 짬짬이 즐기니 잠이 부족해서 낮에
커피를 마셔가며 버텼다. 그렇게 즐긴 결과는 이렇다.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변해버린 시대 감각에 맞춰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다.
이걸 해보고 원작을 다시 접하니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차근차근히 즐겨나가는 느낌은 여전히 훌륭하지만 불편한 조작과 느린 진행은
확실히 이 시점에서 대중적 요소는 아닌 것 같다.
이 게임을 만든 제작사는 소위 블록버스터 급의 대작을 만들지는 않는다. 그들은 정말 재미를 추구한다. 이전에 즐겼던 알파 센터리, 해적, 문명 등 그들이 만든 게임 대부분은 나의 시간을 즐겁게 했다. 모든 개발사가 그들처럼 행동할 수는 없겠지만... 한 개발자로서 그들을 닮기위해 노력해보련다. 알찬 게임을 내 이름으로 출시하는 그 날이 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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