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주의는 개인의 소유를 미덕으로 하고 있다. 부를 향한 개인의 추구가 국가 입장에서는 편한 재산 관리 방법이 되는 셈이다. 어제 집을 청소하며 느꼈다. 잘 닦이지 않는 현관의 얼룩 때문에 땀흘리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 소유라지만 국가는 언제든 뺏어갈 수 있다. 아니라해도 상속자가 없으면 국가에 귀속될 터. 내 재산이란 허울 하에 열심히 관리하고 있는 셈 아닌가.
이야기가 샜지만 이 영화는 자본주의의 첨단을 걷는 한 투자회사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 시작부터 분위기는 묘하다. 상자를 들고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일단의 사람들. 구조조정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는다. 장기 근속한 위기 관리팀장인 에릭 달에게도 그렇다. 급작스런 호출과 함께 회사는 퇴직 프로그램에 대한 제안을 하고 즉시 나갈 줄 것을 요구한다. 언젠가 이메일로 해고를 통보했다고 비정한 회사로 언급했던 기사가 생각난다. 내가 월급쟁이어서 그런지 몹시 스릴있던 장면이었다.
그는 나가면서 그간 고마웠다고 전하는 부하 직원에게 그의 작업물을 건네준다. 그는 호기심으로 일과 후 그걸 분석했고 결론은 이랬다.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견하는 것이었다. 그는 그게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밤을 즐기는 상사를 부른다. 그 상사는 자기의 상사를 부르고... 결국 새벽에 긴급 회의가 열린다.
엄청난 연봉을 받고 화려하게 살지만 그만큼 시분초를 다투는 그들의 면모를 조금이나마 짐작하게 했다. 회장의 말이 아직 기억에 남는다. 먼저 나서거나, 더 똑똑하거나, 속이거나... 성공을 향한 열쇠말. 인생도 마찬가지라는 걸 대충 알고 있다. 과감함이 필요하다는 것. 주저하든 안 하든 결과는 알 수 없기에. 차라리 해보는 것이 나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