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프로그램이 크래시되는데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었다. 비주얼 스튜디오에서 실행하는 까닭에 디버거가 붙어 있음에도 어느 순간 이젠 쉬는 시간이라고 말하는 양 죽어버렸다.
그 원인을 찾으며 갖은 방법을 쓰다가 windbg까지 오게 되었다. 우와 툴의 활용도 차원이 다르다. 통합 개발 도구가 잘나봤자 개발 도구일 뿐인 것이다.
어쨌든 windbg는 몹시 익숙하지 않은 나였다. 마침 이전 회사 다닐 적에 사두고 좀처럼 펴보지 않았던 이 책이 떠올랐다. 어려워 보이는 이 디버거를 위한 최고의 입문서라고 생각한다.
책은 프로그램 설치부터 시작한다. 점진적으로 낚시하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가 안랩에 있는 개발자여서 커널 디버깅에도 많은 쪽이 배정되어 있다. 이제 운영 체제가 안정화되서 블루 스크린은 유저 모드에서는 드문 일이다. 그러나 개발자의 일은 모른다. C++만 알던 내가 여기서 파이썬도 한다. 빌드 서버도 관리하고 말이다.
가장 매력적인 점은 실습이 많다는 점이다. 수학을 보는 것보다 푸는 게 중요하듯 디버깅도 그렇다 생각한다. 친절하게도 디버깅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여러 사례를 예제로 넣고 친절히 해설해놓았다. 디버깅 로그를 좀 많이 넣은 게 아닐까하는 유감도 조금 있지만 그건 아주 사소한 단점이다. 저자 스스로 밝혔듯 windbg 도움말 자체가 가장 훌륭한 문서이고 이 책은 디딤돌이다. 그런 목적으로 주위에 널리 추천하고 싶다.
하나 흠. 표지가 흰 책은 포장하지 않으면 너무 쉽게 때가 탄다.
CD 부록 파일을 올렸다. 에이콘 출판사 홈페이지에도 없고, CD를 읽는데 앵앵거리는 것이 너무나 불안하다. 일단 여기에 놓으니 안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