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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상문

설득의 에세이

by ehei 2020. 8. 13.

존 메이너드 케인즈가 쓴 컬럼을 묶은 책이다. 사실 제목만 보면 인문 쪽 책인가 싶기도 할 것이다. 내 부인도 평소에 안 읽은 책을 본다고 신기해 했으니...

저자답게 경제에 대한 내용이 많다. 특히 중요한 사건-1차 대전 후 패전국 독일의 종전 협상-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케인즈가 대가의 반열에 오른 것은 그의 주장이 대부분 맞았기 때문이다. 부담 가능한 패전 배상금, 확장적 재정 정책, 불황기의 균형 재정 반대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금본위제의 종말도 빼놓으면 안되겠다. 심지어 자국 부채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한다. 미국, 일본이 하고 있는 대로 아닌가.

그는 방법이 없다고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한다. 실패하더라도 시도해야 한다. 독일의 초물가는 저절로 생긴 일이 아니었다. 금본위제의 종말도 그랬다. 물론 그 일에 책임지지 않는 무수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고견을 내는 건 20세기 영국도 마찬가지였다. 세수 감소 때 기계적인 균형 재정을 펼칠 경우 소비 감소로 인해 그것이 불황의 방아쇠가 될 수 있음도 보여준다.

가장 인상깊은 대목은 불안한 현상에 좌절하지 않은 그의 의지였다. 과거를 돌아보며 인류가 이룬 업적을 평가하며 앞으로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림을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찌나 생생하게 표현했는지 마치 그의 말을 직접 듣는 것 같았다. 그는 인류의 생산성이 8배 이상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 보면 경악할 것이다.

많은 문제가 여전히 있지만 현대 산업사회는 너무나 풍요롭다. 당시 부유층이나 누리던 것을 이제는 모든 사람이 소일거리로 즐길 정도이다. 그럼에도 이것이 끝이 아니다! 그의 말대로 우리 모두는 죽는다. 당장 현실이 냉혹해도 사과나무를 심는 희망을 가질 여유는 충분하다. 지금 당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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