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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상문

마르지

by ehei 2021. 1. 5.

폴란드에서 자란 어린 소녀의 이야기. 이것 말고도 한 권 더 번역 출간되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발간되었다는데 거기서는 인기가 꽤 있나보다. 꽤나 많이 나온 것 같다. 그런데, 일상물이라지만 참 심심하다. 어린 아이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옮겨적은 듯한 느낌이다. 사회주의 체제의 폴란드가 어찌나 유년 시절의 한국과 비슷한지 이국적인 느낌조차 받기 힘들었다. 폴란드 사람은 겨울에 잉어를 먹는다...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서야 한다... 바나나는 정말 귀하다... 러시아제 냉장고에 감동한다...

 

지금이야 물자가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나 어린 시절에는 무엇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신문지도 알뜰히 모아서 학교에 갖다줘야 했다. 공병은 정말 알짜였다. 몇개만 모아도 과자 하나를 사먹을 수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게임을 하기 위한 50원이 없어서 심부름을 열심히 해야했다. 놀이터에서 6시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 멈춰서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해야 했다. 그렇다. 파시즘이나 다름없는 권위주의 정부에서 살다보니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야기가 없는 것이다. 소녀의 일상이란 그 시절 내가 놀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너무나 멀어 보이는 폴란드도 사람 사는 동네라는 것을 말이다. 잠깐 페르세폴리스를 훑어 보았는데 이쪽은 정말로 특별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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