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감상문

데이어스 엑스: 맨카인드 디바이디드

by ehei 2021. 2. 8.

전작을 워낙 재미있게 했기 때문에 후속편도 꼭 해보고 싶었다. 거진 6개월 만에 시도한 것 같다. 좋은 평가보다 아닌 것이 더 눈에 많이 보였다. 그러나 이 세계관에 푹 빠지고 게임 시스템 또한 대만족이었던 관계로 일단 즐겨봤다. 이번 역시 대만족이었다. 전작보다 뛰어난 그래픽은 세계에 더욱 몰입하게 했다. 연출 또한 너무나 뛰어나서 문자 그대로 나를 흥분하게 했다. 차별받는 강화 인간들. 게토에 몰아 넣고 온갖 학대와 차별을 저지르는 일반인들. 그럴만한 사정이 있기에 그들을 분리해야하는 현실. 그로 빚어지는 문제들과 그를 둘러싼 인간 군상들을 현실감있게 그려냈다.

주인공은 태스크포스 29라는 대테러를 목적으로 하는 인터폴 산하의 조직에 속해있다. 그러면서 저거넛이라는 해커 조직과 함께 일루미나티의 비밀을 파헤치려 한다. 그를 위해 프라하 지부에 온 아담 젠슨은 역에 내리지마자 테러에 직면한다. 그리고 테러와 함께 그 배후를 밝히고자 고군분투한다.

게임의 최고 장점은 이머시브 심이란 단어로 요약될 것이다. 게임 내 어떤 목적을 이루는데 필요한 수단은 한 가지가 아니다. 폭력은 가장 쉬운 해결책이다. 그러나 다른 수단-우회로, 숨겨진 장치, 특별한 NPC, 그리고 읽을 거리 등이 게임을 풍부하게 한다. 단서를 조합해서 문제를 해결할 때의 기쁨은 실로 새롭다. 이 과정에서 주어지는 소소한 경험치는 내게 가벼운 보상감과 함께 창조자가 숨겨놓은 길을 찾았다는 지적 만족감까지 주었다. 예를 들어 엄중한 팰리세이드 은행의 최고경영자 사무실의 숨겨진 방을 여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 원래는 복잡한 퍼즐로 된 자물쇠를 풀어야 한다. 허나 환기구를 이리저리 헤매다보면 도달할 수도 있다.

유감스럽게도 게임 출시가 몇년 되었음에도 별다른 후속작 소식은 없다. 제작사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판매량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여타 이머시브 장르의 게임 또한 최근의 매출은 기대 이하라고 미디어은 전한다. 어쩌면 최근의 게임 트렌드는 달라졌는지도 모른다. 무료 그리고 지불. 이 방식은 게임을 한다기 보다 마치 숨겨진 본능을 자극하는 듯 싶다. 사용자는 데이터 비트와 그림으로 이뤄진 게임의 재화를 구매하고 제작사는 도식적인 플레이 패턴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돈으로 해결되는 쉬운 만족감에 중독되고 제작사 또한 낮은 컨텐츠 제작 비용에 즐거워 한다.

이런 트렌드가 바뀔까? 트로트 열풍을 보면 그렇다고 생각한다. 유행은 돌고 돈다. 트로트의 유행이 지나친 나머지 지겹게 들릴 날을 상상했을까? 언젠가 돈으로 해결되는 쉬운 게임 패턴의 시대가 역사의 저편으로 갈 것이다. 그 때는 게임 품질 - 독특한 게임 경험을 전달해주는 것에 가치를 두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 >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레스트 검프  (0) 2021.03.09
페르세폴리스  (0) 2021.02.21
현대조선잔혹사  (0) 2021.01.16
브이 포 벤데타  (0) 2021.01.08
마르지  (0) 2021.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