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감상문

포레스트 검프

by ehei 2021. 3. 9.

영화를 보는 일은 종종 남의 인생을 훔쳐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평소 나는 좀 친하다 싶으면 꼬치꼬치 질문을 하는 편이다. 이것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므로 정말 친하지 않으면 꺼려지는 일이다. 중년이 접어들면서 교우 관계가 좁아지며 이런 일은 잦아지고 있다. 때문에 영화를 보는 일은 내게 대리 만족을 준다.

포레스트 검프는 바보 이야기라기 보다 우직한 남자에 대한 내용이다. 그는 아름드리 떡갈나무 같다. 그는 쉬운 길을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존경할만한 인격을 갖고 있다. 무언가 얻기 위해 그는 잔머리를 굴리지 않는다. 어쩌면 많은 생각이 불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것 같다. 오로지 행동. 행동이 중요하다. 그는 생각하기에 앞서 행동한다. 제니를 구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어떤 기회가 오면 따지지 않는다. 그런 결과는 그에게 보상을 안겨준다.

영화는 포레스트의 유년 시절부터 장년기를 비춘다. 불구에 경계선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어머니는 그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고 응원해준다. 학교에 가면서 평생의 연인 제니를 만난다. 그리고 학교를 다니고 군대를 가고 친구를 만나고 공적을 세우고 역사적 사건들에 부딪힌다. 제니는 방황을 거듭하다 마침내 그의 반려자가 된다. 허나 그녀는 병에 걸린 상태였고 곧 목숨을 잃는다. 그렇지만 그의 집에는 둘의 결실. 아들이 함께 있다.

그의 우직함과 성실함은 영화적 장치 임에 틀림없다. 제니를 향한 올곧은 사랑, 주변에 보이는 따뜻한 마음. 다만 나는 그에게 교훈을 느꼈다. 불확실한 미래를 재차 고민한다고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결정에 고민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신속한 결정 뒤에 부딪치는 용기 그리고 적극적인 행동 만이 성공의 확률을 높일 뿐이다.

요새 주가 하락은 매우 심하다. 이런 것을 이미 두 번 겪어 봤다. 2018년이 그랬고 작년이 그랬다. 그럼에도 투자 활동 없이는 그저 돈을 썪일 뿐이니 계속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곱씹어봐야 마음을 번민과 후회로 자학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아예 주식 정보를 보지 않는 편을 택했다. 나는 이런 것에 익숙하다. 블리자드가 반토막 났을때도 그랬다. 그래서 최근에는 영화나 책을 읽으려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접한 이 영화는 내게 큰 용기를 주었다. 나도 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고 적절하게 매매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따라서 지금의 하락장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있다. 허나 그건 오마하의 현인도 불가능했다. 나라고 다를까? 그렇다면 종목을 점검하고 우직하게 기다려야한다. 검프가 새우잡이 배를 만선으로 만들기까지 얼마나 인내했는가. 물론 그는 그런 일을 너무나 쉽게 해냈지만, 나도 힘들지만 할 수는 있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이 영화를 보는 것은 내게 약을 먹는 일과 같다. 인생에 대한 낙관과 그를 위한 실행. 나도 미래에 긍정하며 끝없이 낙관하며 살려고 한다. 아니라고 달라질 것이 있을까?

 

' >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핏  (0) 2021.04.12
로켓 컴퍼니  (0) 2021.03.11
페르세폴리스  (0) 2021.02.21
데이어스 엑스: 맨카인드 디바이디드  (0) 2021.02.08
현대조선잔혹사  (0) 2021.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