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감상문

해피 피트 2

by ehei 2012. 12. 28.


즐거운 펭귄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생각해볼까? 춥고 배고픈 - 사실 바다 밑에는 엄청난 어류 자원이 있으니 거짓말 - 크툴루 신화의 본고장 남극도 흥겨운 장소가 되겠지. 군무를 즐기고 함께 노래부르는 광장같은 곳. 어렸을 적에 남의 집에 놀러가 너무나 즐겁게 했던 몽대륙이란 게임이 생각나네. 거기 나오는 펭귄도 어디선가 춤을 췄던 것 같은데... 어쨌든 엄청나게 무리지은 그들의 탭댄스가 얼음을 녹이고 그 덕에 땅에는 맑은 물이 흐르지. 영화는 그렇게 시작해.


줄거리를 또 써야겠군. 참 내가 왜 이리 감상문을 열심히 자세히 적는지 한번쯤 설명해두고 싶네. 사실 내가 이걸 적는 이유는 내 기억력이 한심해서말야. 컴퓨터로 따지면 캐시 용량이 부족한가봐. 이렇게 감상문을 써두면 나중에 이 글만 보면 대충 기억이 나더라구. 그리고 시간 낭비 없이 재밌는 것만 골라 볼 수 있게되고. 책만 해도 같은 걸 두 번씩 읽는 일이 심심찮게 생기니 어쩔 수가 없더라구.

즐 거운 춤 시간이 끝난 것도 잠시. 황제 펭귄이지만 외모로 인해 짝을 못찾은 외톨이 삼촌 펭귄을 따라 아이들이 옆 동네 펭귄 서식지를 찾아가. 아이 중 하나가 춤추다 실수를 했는데 그걸 몹시 부끄러워했거든. 애들은 어쩌다 삼촌을 쫓아가지. 그 곳 펭귄들도 신나는 춤사위를 보이고 있었지. 거기서 신비한 능력자 스벤을 만나. 그는 놀랍게도 허공답보를 선보여. 즉 하늘을 나는거지. 그런 초능력으로 아델리 펭귄들을 사로잡고 교주처럼 행세하지. 거기서 펭귄 꼬마는 영감을 얻어. 난 여기서 나오는 노래가 제일 좋더라구. CCM 분위기가 은근 꽂히거든. 얼마 지나지 않아 애들을 찾아나선 아빠 황제 펭귄이 도착해. 애들을 데리고 돌아가다 바다코끼리를 구하지. 그렇게 도착한 서식지에 엄청난 일이 벌어져있어. 거대한 빙산이 입구를 완전히 막아버린거야. 엄청난 펭귄 떼들이 오도가도 못하게 된거지. 다행히 식량은 아델리 펭귄들이 도와줘서 해결하지. 그리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빙산을 부숴 길을 트기 시작해. 하지만 더 큰 일이 터져. 남극의 사나운 눈보라가 시작된거야. 바다가 얼어서 생선도 잡을 수 없게 되었지. 탭댄스를 춰서 눈사태도 일으켜보지만 택도 없어. 그러다 생각해내지. 구해줬던 바다코끼리가 보은을 약속했다는 걸. 영화답게 몇 번 앙탈부리다 순순히 길을 나서지. 몇 톤이나 되는 바다 코끼리들이 체중을 실어 전력으로 지면에 충돌하지. 눈사태 정도가 아니라 빙산이 붕괴돼! 그렇게 펭귄들은 구원을 받아. 사이드 스토리로 크릴 새우의 자존심 회복도 있지만 꽁트 수준이라 큰 비중은 없어. 펭귄들은 탈출에 성공하고 끝~

영화를 보는 내내 흥겨웠어. 뮤지컬처럼 무척 많은 노래가 나오거든. 리메이크된 음악들도 훌륭하고 말이야. 광고에서 많이 들었던 애기 목소리로 시작되는 퀸의 챔피언이 여기 나오는 거더군. 이야기는 단순하고 갈등 해소가 조금 단순하지만 보고난 뒤에 마음이 흥겨워서 모두 용서가 돼. 놀라운 건 이 영화를 호주에서 만들었다는거야. 한국도 뛰어난 인력과 막대한 유동 자본이 있는데 어째서 이런 작품을 만들지 못할까. 뭐, 자본주의 논리겠지. 한국 애니메이션은 돈이 안 된다, 이런거? 마당을 나온 암탉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 거겠지. 귀여운 새끼 펭귄과 즐거운 노래. 해피 피트는 이렇게 요약되는 영화야. 울적할 때 한 번 봐봐. 멜로디를 따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테니까.




' >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와 그녀의 목요일  (0) 2013.02.17
토탈 리콜  (0) 2013.01.09
주먹왕 랄프  (0) 2012.12.19
Java의 정석  (0) 2012.11.27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  (0) 2012.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