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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끄적

241016

by ehei 2024. 10. 16.

어제는 간만에 루틴을 실행했다. 회사일을 저녁 8시 반까지 하고 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 우유를 마셨다. 그리고 나서는 명상을 하려고 했던 계획 대신 게임을 했다. 페즈라는 인디 게임인데 시점 변환을 통해 퍼즐을 해결하는 재미가 있다. 이걸 새벽 3시까지 했다.

회사에서는 회의 때 작업물에 대해 이런저런 피드백이 나왔다. 나는 그다지 귀담아 듣지 않았었다. 그저 나올만한 원론적인 피드백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후에 동료가 티타임을 갖자고 해서 응했더니 그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요역하자면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는데 무의미한 피상적인 피드백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나도 동감했지만 관리자로서 그들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고 무엇보다 크게 개념치 않는다고 했더니 그도 동의했다. 어쩌면 내가 이 작업에 꽤 재미를 느끼고 있어 그들을 위한 변명을 했을지도 모른다. 예전에 게임 UI 작업의 일환으로 웹프론트엔드 작업을 한 이래로 실로 5년 만에 하는 일에다가 백앤드 작업도 하는데 새롭게 배워나가는 일이 많아 꽤 신나는 일이다. 거기다가 생각한대로 진행이 되니 더 즐겁기 이를데 없다. 게다가 다음 일도 몹시 흥미진진한 일이다. 엄청난 클라이언트 용량을 슬림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에 틀림없다.

어쨌든 나는 그에 대해 동정심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의 아이가 아프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 때문에 제주도의 안정된 직장도 버리고 여기서 고생하고 있다. 그를 보면 나의 질풍노도 시기도 생각난다. 그도 사석에서 꽤 당당히 의견을 제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사장이나 디렉터한테도 당당하게 내 의견을 피력하던 때. 하지만 그건 회서가 망하면사 끝나버렸다. 나는 그저 일개 노동자로 되돌아왔다. 그때를 생각하면 나는 참으로 자신이 넘쳤다. 동생이 준 명품 꽃무늬 셔츠를 입고 하얀 바지를 입고 외적으로도 과시했다. 사무실에서 소리를 지르고 탁자를 치기도 했다. 지금의 나를 보면 그런 과거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마 그런 것이 나이를 먹는다는 의미일 것 같다. 또 다른 일상을 시작하며 그저 내게 운이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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