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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끄적

241026

by ehei 2024. 10. 28.

지난 주 토요일은 가족들이 각각 엇갈린 일정을 소화했다. 나와 둘째는 선유도에서 벼룩시장에 참가했고 부인과 첫째는 학교 친구들과 그들의 엄마들과 함께 창경궁을 답사했다. 그곳에서 한복도 입고 조선시대 설명도 들은 모양이었다. 우리는 11시가 지나자마자 길을 나섰다. 같은 날 인근에서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하기 때문에 주차장에 차를 대지 못할까 걱정되었다. 처음에는 멀찌감치 떨어진 양화 1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선유도 다리에 가까운 곳으로 가려다 그만 주차장을 빠져나가고 말았다. 회차할 수도 없어 부득이하게 2주차장으로 갔다. 만차이면 몹시 곤란한데 하는 생각을 하며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한산했다. 오히려 가깝게 주차했으니 실수가 행운을 불러온 셈이었다. 이것도 분명 삶의 작은 기쁨이다. 팔 물건이 많았기에 꽤 긴 거리를 이동해야했다. 게다가 둘째도 챙겨야하고... 다행히 둘째는 혼자 잘 갔다.

도착하니 12시가 채 되지 않았다. 잠시 기다렸다가 자리를 배정받았다. 그리고 간단히 식사를 하기 위해 가게로 갔다. 끼니에 적당한 건 라면과 컵케익 그리고 바게뜨를 구운 것이 전부였다. 둘째는 컵케익을 골랐지만 과자도 먹어서 그런지 바게뜨만 먹었다. 게다가 그게 꽤 풍미도 있고 맛도 좋았다. 돌아와서 가판에 보를 깔고 물건을 진열했다. 가격은 둘째가 매겼는데 대체로 잘 정했다. 교육 삼아 응대나 계산도 시켰는데 꽤 잘해서 대견스러웠다. 근처 가판에서 포켓몬카드를 팔고 있었다. 오늘 사주겠다고 약속했기에 물건 판 돈으로 5장을 사게했다. 좋은 카드는 포장해서 장당 천원에 팔고 있었다. 나는 잠시 가게 딸에게 맡기고 바지를 보러 갔다. 남자 바지가 있기는 했는데 통이 몹시 커보였다. 그래서 두개를 사려다가 마음을 바꿔 한개만 샀다. 다음에는 벼룩시장에서 옷을 구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노래자랑 녹화가 끝난 직후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왔다. 그럭저럭 많은 물건을 팔았다. 특히 보드게임은 거의 팔았다. 헐값이지만 버리는 것보다는 낫다. 4시에 가판을 정리하고 다시 포켓몬카드 파는 것에 가서 이번에는 밀봉된 것 2개를 사줬다. 첫째도 일주일에 하나씩 사줬고 둘째도 그 편이 맞을 것 같다. 무엇보다 해봐야 아는 것도 있고... 나는 어찌된 일인지 어릴 때부터 확률에 의존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흔한 뽑기도 달고나도 해본 적이 없다. 그저 게임만 했을 뿐이다.

선유도에서 이런저런 행사들을 하고 있었다. 재활용품을 분리수거하고 선물을 주고, 예술가들이 만든 놀이터도 있었다. 딸아이는 거기서 한동안 즐겁게 놀았다. 5시가 되자 해도 저물어가고 날씨도 약간 쌀쌀해졌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카카오T 자동 정산을 해놓아서 다둥이 할인을 받을 수 없었다. 해지해야겠다. 집에 와서 서둘러 아이를 씻기고 옷을 갈아입혔다. 그게 좀더 휴식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집에 있는 자반고등어를 굽고 냉장고에 있는 나물을 꺼내 저녁을 준비했다. 만화를 좀 보고 성경과 받아쓰기를 시켰다. 9시쯤 되니 부인과 큰딸이 돌아왔다. 하루종일 걸어다녀 부인은 피곤한 기색이었다. 10시가 되어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이들은 잠자기 위해 옛날 이야기를 해줘야한다. 그런데 내가 너무 졸려서 이야기가 헛나오기 일쑤였다. 횡설수설 엉망진창이었다. 아이들은 자기는 커녕 웃기다며 이야기를 재촉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잇지 못하고 잠에 빠져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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