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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끄적

240926

by ehei 2024. 9. 26.

어제는 회사 워크샵을 갔다왔다. 그 전에 아침에 시간 여유가 있어 정비소에 갔다. 최근에 차량 핸들이 덜컹거려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다. 하필 도로 공사 중이라 진입하기 어려웠다. 어쨌든 정비를 받지 못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라 예약이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다음 달 중순으로 일정을 잡고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바로 워크샵 장소인 안국역으로 갔다.

일정은 조촐했는데 행사 참여, 식사, 다과가 전부였다. 그래도 느슨한 일정을 소풍처럼 즐길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 처음에 간 곳은 북촌에 있는 ‘어둠 속의 대화’라는 행사였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촉각과 청각을 활용해 이런저런 체험을 하는 곳이었다. 내게는 완전한 어둠이 그리 큰 어려움이 되지 않았고 체험도 그다지 흥미롭게 느껴지진
않았다. 아마 평소에 명상 체험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최근에는 길게 하는 적은 별로 없지만 이전에 30분을 했을 때는 확실히 시간 감각이 없어지고 심신이 별개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가진 적도 있었다. 내심 기대한 것은 이런 곳에서 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제법 촘촘한 체험 간격 덕에 그럴 기회를 갖지는 못했다.

체험을 마치고 나온 뒤에는 북촌 길을 따라 인사동으로 향했다.관광지라 외국인이 많았고 한복을 입은 사람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거의 20분 가량을 걷고 한식집에 도착했다. 꽤 많은 찬이 나오고 솥에 지은 밥이 나오고 고기 같은 주 요리가 한개 나오는 곳이었다. 요리는 담백하고 감칠맛이 많이 났다. 생각보다는 먹을만 했다. 나와서 간판을 보니 1976년부터 영업을 했다고 써있었다. 나와보니 낮에는 제법 더울 줄 알았는데 구름도 많고 해서 그런지 제법 선선했다. 그 후에는 5분 가량 걸어서 전통 찻집에 도착했다. 거기서 쌍화차를 시켜 마셨다. 그간 내가 알던 맛은 진하고 단 맛이 매우 강했는데 이곳은 묽고 단 맛은 거의 없는 대신 조금 고소한 맛이 났다. 어쩌면 내가 그동안 알던 쌍화차가 최근 입맛에 맞춘 걸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사실 차가 그렇게 진한 건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마시다보니 새로운 맛도 괜찮게 느껴졌다. 같이 나온 떡은 꽤 쫄깃해서 맛있었다.

그리고 이후 일정은 없었다. 아무래도 시간이 애매한 탓도 있고 당일 워크샵인 탓도 있을 것이다. 본래는 음주가 있다고 알고 있어서 딱히 승희에게 말도 하지 않았다. 갑자기 생긴 여유 시간에 영화를 볼까 생각했다. 집 근처 역에서 하차하고 인근 롯데시네마에 갔다. 하지만 그다지 보고 싶은 영화가 없었고 있어도 시간이 너무 늦었다. 대신 집에 일찍 가서 아이들을 보는 게 나은 것 같았다. 가는 길에 자주 뵈는 이동 상인에게 토마토를 샀다. 달지 않고 고소한 이 과일은 최근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집에 도착해서 장모님을 일찍 보내고 애들과 저녁에 나가 잠시 놀았다. 이제 아이들이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더 많아서 나는 지킴이 역할 정도이다. 그래서 줄넘기를 하려 했는데 줄이 짧아 불가능했다. 대신 달리기를 하려 했지만 낮에 마신 술 덕분인지 살짝 현기증이 왔다. 그래서 대신 눈을 김고 쉬었다.

집으로 돌아간 후 약간의 짬에 유니티를 켰다. 동료 한 명이 이를 이용해 카툰 셰이딩을 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내가 조금 설정해보니 원하는 것이 설명인지 혼란스러워졌다. 이걸 적용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설정도 마찬가지였다. 원하는 걸 다시 물어봐야할 것 같다. 그리고 잠시 뒤 잠을 창했다. 둘째도 피곤해서인지 옛날 이야기 몇 소절을 듣더니 새근새근 잠에 빠졌다. 나도 곧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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