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카플로네 문득 어린 시절에 보던 만화 영화 생각이 났다. 그중에 특히 에스카플로네가 떠올렸다. 웬일인지 그때는 왜 그런지 몹시 보기 싫었다. 왜인지 현대인이 다른 차원으로 가는 걸 싫어했나보다. 대충 평을 보니 무척 좋았다. 처음만 보고 그저 그런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왜 안 봤는지 의문은 접고 찾아봤다. 몹시 다행스럽게도 더빙판을 구할 수 있었다. 요새는 자막이 꺼려진다. 자막 보고 영상 보고 하는 게 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리라. 출퇴근 시간과 집에서의 야식 시간 중에 조금씩 보았다. 다 본 소감은 대단한 작품이었다. 한 회 한 회 보면서 끝을 향하는 것이 몹시 안타까웠다. 내용은 여고생이 오밤중에 선배 앞에서 달리기 하다가 판타지 세계로 가서 벌어진다. 나쁜 사람의 꾀임에 빠진 형은 아우가 즉위하는 .. 2015. 6. 26. 로마 2 토탈워 전략 게임하면 코에이가 만들었던 삼국지만 알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가 이 게임을 접했을 때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는 미디블 토탈워부터 했다. 종이 조각 같은 유닛들이 팔랑거리면서 움직이는 것이 지금 생각하면 어색하지만, 그때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무엇보다 대형을 이루고 전선을 만들고 전술로 승부를 내는 그 맛은 그때에는 더욱 충격이었다. 그 이후에는 삼국지를 해도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많은 시리즈가 있었지만 로마를 주제로 한 것이 으뜸이었다. 전설의 로마 군단을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은 별로 없었다. 그리고 속편이 나왔다. 게임은 무척 세련된 모습이다. 도시에 주둔군을 따로 편성할 수 없게 된 점이 이색적이다. 이로 인해 기동전의 중요도가 커지고 국경을 지키기 위해 전선을 잘 형성해야 한다. 내정 .. 2015. 6. 26. 스탠리 패러블 회식 시간에 맥주 가게에서 한잔하면서 팀장이 이 게임 이야기를 꺼냈다. 데모가 그렇게 괜찮다는 것이다. 마침 토탈워 끝내고 할 게임이 비어있는 참이었다. 이 게임에 대해 절대 정보를 얻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들었기에 꾹꾹 참고 게임을 시작했다. 이 게임은 정말 놀랍다. 정말 우화같다. 처음에는 나레이션 그대로 진행했는데 대체 뭔가 했다. 그런데 차츰 그에게 반할수록 나를 당황케하는 것들이 펼쳐진다. 마침내는 게임을 하고있는 나를 조롱한다. 그러나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평생 버튼만 눌렀던 스탠리가 바로 모니터 밖에 있다... 이런 게임을 만든 제작자를 존경하며, 게임이 보여줄 수 있는 세계에 대해서도 다시생각하게 되었다. 한때 나는 독창성있는 게임은 반드시 직접 만든 게임 엔진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2015. 6. 26. 놀부 부대찌개라면 애매한 라면이다. 이름에 혹해서 사왔지만 생각보다 부대찌개 특유의 국물 맛이 그다지 나지 않는다. 빈약한 건더기도 한 몫하는 것 같지만 말이다. 면발도 사리면 같다. 어쩌면 의도한 걸지도. 그런데 5개입을 사서 한동안 먹다보니 점점 마음에 든다. 구수한 국물 맛에 시중의 부대찌개보다 약하게 느껴지는 맛이 의외로 마음에 든다. 2015. 6. 26. 후루룩 칼국수 이거 맛있다! 담백한 국물에 넓은 칼국수가 잘 어울린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자꾸 땡기게 한다. 내가 칼국수를 좋아하긴 한다. 그래서일까. 아버지가 손칼국수를 자주 해주셨는데 사발 한가득 면이 가득 담겨있었다. 다 먹으면 너무나 배불렀지만 너무나 맛있었다. 허나 이젠 그 맛을 느낄 수 없다. 대접 가득 칼국수를 국물도 남기지 않고 먹었던 그 시절이 이제 오래 지나버렸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소중한 나날이었다. 2015. 6. 26. 메밀 비빔면 비빔면과 딱히 맛 차이를 모르겠다. 메밀이 들어가긴 했겠지만 충분히 들어갔다고 보기에는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 의류회사에 다니는 동생이 그랬다. 싼 값의 옷은 결국 소재가 좋지 않다고. 이 정도 가격에 메밀맛까지 기대하면 안될 것 같다. 비빔면을 세 종류 먹어봤는데 행사하는거 먹으면 될 것 같다. 2015. 6. 26. 수타면 이것도 정말 꽤 오래된 라면이다. 처음 나왔을 적 TV 광고가 어렴풋하게 기억이 난다. 라면 제목 그대로 밀가루 반죽을 신나게 쳐대는 장면이었던 같다. 당시 라면 기준으로 꽤 맛있는 라면으로 기억하지만... 그때는 내게 별 선택권이 없었다. 안성탕면이나 삼양라면을 정말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다시 먹어본 느낌은 여전히 훌륭하다. 당시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은 저렴하고 맛도 괜찮다. 제값 한다고 할까. 다른 면보다 좀더 쫄깃하고 매운 국물이 훌륭하다. 2015. 6. 26. 진짜진짜 조금은 가늘게 느껴지는 면발에 고추 기름이 둥둥 떠있는 국물. 맵다. 허나 이거와 비견될 라면은 꽤 많은 것 같다. 면이야 나무랄데 없지만, 국물로 말하자면 좀 다르다. 다른 매운 라면과 차별점이 잘 안 느껴진다고 할까. 그럭저럭 무난하게 느껴진다. 2015. 6. 26. 신라면 블랙 늦게나마 이 라면을 접해봤다. 먹으면서 사골인지 모르겠지만 국물이 한층 깊이감있었다. 건더기 스프도 많고 비싼 라면 티를 낸다. 당시에는 왜 그랬을까? 독특한 문화이다. 비싼 라면을 내놓았다고 신나게 공격하는 문화. 어디서 그런 것이 나오는지. 집단의 광기인가 여론 몰이인가. 재밌는 건 그게 한국 만의 문화는 아니란 점. 그런 것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지. 허나 가끔 새벽까지 게임을 하는 나의 모습에도 그런 극단성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말 라면 먹으면서 보양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먹어도 좋겠다. 국물의 질감이 보통이 아니다. 다만 사골이 정말 몸에 좋은가? 어릴때는 지겹게 먹었는데 ... 사골을 가득 사서 며칠씩 끓여낸 걸 몇 주간 먹은 적도 있었는데. 부족한 환경에서도 동물성 영양을 .. 2015. 6. 26. 스낵면 이 라면이 처음 나온 것이 언제였더라. 이십년은 넘은 것 같다. 그때도 밥 말아먹으면 맛있는 라면이었는데 지금도 그 문구 그대로다. 사실 이 제품의 특징은 면발에 있다. 소면 가락과 비교될 정도로 몹시 얇다. 그래서 끓는 물에 2분이면 조리된다.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제목대로 옛날 스낵카에서 먹는 느낌같다. 가볍게 한 그릇 먹을 수 있다. 고소한 국물 맛이 정말 밥을 말아먹기에 잘 어울린다. 잘 만든 라면이다. 2015. 6. 26. 보리쫄면 국물 라면만 먹으면 가끔 잘 안 넘어간다. 그래서 종종 비빔면 류를 먹어서 기분 전환을 하곤 한다. 그 중에서 좋아하는 건 쫄면이다. 생면으로는 값도 저렴한 편이다. 사실 면은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소스가 문제이다. 이런 것들은 1인분씩 포장되어 쉽게 해먹을 수 있다. 쫄면을 삶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 조리법대로 잘 풀어서 넣지 않으면 면이 떼어지지 않고 성겨진다. 이러면 진짜 고무줄을 씹게 된다. 오래 끓어도 안 된다. 비빔면처럼 되어버린다... 라면 끓이듯 넣었다가 실수를 했다. 미역 건더기는 물에 불려서 먹는다. 근데 썩 맛이 괜찮은 것 같지 않다. 고명으로 좀 안 어울린다고 할까. 보리쫄면이라지만 보리 함유량은 적다. 그렇다고 보리맛이 나느냐 하면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먹어본 보리 음식은 밥과.. 2015. 6. 26. 열라면 이게 나온지 꽤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긴 식품이란 것이 한번 입에 맞으면 생각날 때마다 땡긴다. 그렇지 않으면 은근히 거부감부터 생기곤 한다. 그래서인지 신제품은 자주 나와도 장수하는 건 드물다. 이게 나왔을 적에 상당히 매운 라면으로 광고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 나이가 들어 미각 세포들도 비실비실한지 그다지 매운 느낌은 없다. 남자라면이 더 매운 듯한데 거기에 물을 좀더 넣으면 비슷할 것 같다. 맛도 무난하고 가격도 나쁘지 않다. 매운 맛을 강조하는 라면이 요새 하도 많아 그런가. 너무 무난한느낌이 문제라면 문제일까. 2015. 6. 26. 카레라면 카레를 무척 좋아하는 나로서 꼭 도전해보고 싶은 라면이었다. 이것 전에 백세카레면이라고 있었다는데 라면에 눈 뜨기 전이라 놓친 것이 아쉽다. 라면을 끓이면 샛노란 것이 카레 분위기가 가득하다. 국물을 떠먹었다. 헉 조금만 걸죽하게 하면 카레잖아... 면도 살짝 굵은 것이 카레향 가득한 풍미에 정말잘 어울린다. 하나 아쉬운 건 염도. 나트륨 함유량은 보면 다른 라면하고 비슷한 것 같은데 웬일인지 더 짜게 느껴진다. 내 입맛이 좀 이상한가. 요새 유산소 운동에 라면을 자주 먹다보니 조금 짜게 먹어도 아무렇지도 않는데도 그렇게 느껴진다. 그 외는 나무랄 구석이 없는 훌륭한 라면이다. 근데 인기가 좀 없는 것 같다. 행사도 잘 안하는데다가 동네 슈퍼마켓에서는 볼 수도 없다. 다른 사람들은 진라면 신라면 같은 것.. 2015. 6. 26. 참깨라면 오뚜기의 열풍을 언급할 때 상품 두 종류가 손꼽힌다. 진라면과 참깨라면. 진라면 매운맛은 먹어봤는데 달고 맵구나 하는 느낌 외에 딱히 개성을 느낄 수는 없었는데 순한 맛이 진리라니 나중에 시식하기로 하고. 일단 벼르고 별렸던 참깨 라면을 샀다. 제수씨가 이 라면을 극찬해서 기대감이 더 높았다. 결론적으로 내 입맛에는 잘 모르겠다. 계란 블록은 참신하고 그 덕에 고소한 맛이 나는 건 괜찮지만, 이 맛은 계란 하나를 톡 깨넣어도 나오는 맛인지라. 진라면에 계란과 유성 스프를 넣으면 이런 맛이랄까. 2015. 5. 22. 남자라면 매우 맵다. 그러나 라면은 맵고 짜고 한게 보통이라 눈물날 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잘못 삼키면 강렬한 맛이 확 올라온다. 국물에 빨간 기름이 둥둥 떠 있다. 그럼 잠시 켁켁거리다가 먹어야한다. 여기에 연두부를 넣으면 딱 좋다. 웬지 순두부 찌개 삘이 난다. 허나 연두부를 넣어야 한다. 이건 잘 안부숴지게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행사 때 천원 중반에 팔기도 했다. 짬뽕보다 더한 맛이 땡길때 추천할 만하다. 아참 마늘 맛과 향이 좀 강하다. 이 면의 개성이라고 할까. 2015. 5. 22. 김치라면 요새 오뚜기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알고 있다. 그래도 신제품을 좀처럼 내놓지 않는 건 아쉬울 따름이다. 복권을 사야 일등이 되지 않겠는가. 그래도 기존 라면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고 한다. 암튼 요새 농심과 오뚜기의 주도권 다툼이 장난아니어서 행사가 많다. 그제 마트에 갔더니 김치 라면 5개입을 이천원에 팔기에 냉큼 집어왔다. 내가 라면을 거의 주식 수준으로 먹기에 부인님도 가끔 땡기는지 먹는데 매운 건 잘 못한다. 그녀에게 적당한 라면이 아닐까 생각도 했다. 오호 생각보다 괜찮은 라면이다. 소고기 라면이나 안성탕면이 대세였던 시절의 구수한 라면 국물에 김치를 조금 넣은 맛인데 은근히 입맛을 땡긴다. 면도 쫄깃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이른바 가성비가 몹시 훌륭한 라면이다. 가족력에 고혈압이 있어 국물 마.. 2015. 5. 22. 명품 짬뽕 냉동면의 탁월한 맛에 이런 종류가 최근에는 심히 땡긴다. 보통 금요일 저녁에 마트를 둘러보곤 하는데, 건면보다 이쪽을 먼저 보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짬뽕을 집어왔다. 이렇게 큰데 2인분만 들어있다. 열어보니 건더기가 정말 많다. 심지어 조개도 있다. 짬뽕 국물도 평범한 중국집 정도의 맛은 충분히 난다. 조금 아쉽다면 왜인지 모르겠지만 살짝 비린내가 나는 것 같다. 해물이 정말 많으니까 그런가. 그거 빼고는 얼큰하고 매운 국물 맛이 밥 말아서 짬뽕밥으로 먹어도 좋다. 참 단점이 또 있다. 국물을 너무 넓게 펼쳐서 얼려서 제대로 해동시키려면 큰 냄비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작은 냄비에 녹였더니 가운데가 안 녹아서 얼음을 씹었다. 2015. 5. 22. 농심가락 짜장면 이건 혁명이다! 마트에서 이걸 처음 봤을때 집을까 말까 몇번이나 주저하고 만지작거리다가 가져왔다. 가격이 개당 이천원이니 ... 이 가격도 행사가라는데 진실은 모르겠다. 암튼 이런 종류는 처음이여서 처음 개봉할 때는 신선했다. 일단 얼려진 짜장 소스를 해동시키고, 역시 해동시켜 데운 면에 끼얹으면 된다. 개인적으로 짜파게티의 조리법 중 핵심인 물을 일곱 여덟 스푼 남기는 것에 미숙한지라, 편리한 조리법이 무척 반가웠다. 그렇게 완성된 면을 한입 먹어본 순간 이건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그냥 중국집 가서 먹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아니다. 어떤 곳은 먹고 나서 뒷맛이 쓴 곳이 있는데 이건 그렇지도 않다. 방금 끓여 한창 뜨거운 소스가 한층 풍미를 돋군다. 알아보니 업소용도 있다. 아쉬운 점은 이걸 .. 2015. 5. 22. 짜왕 면은 정말 우육탕면의 그것이다. 하긴 워낙 훌륭한 면발이라 거기만 쓰기에는 아까울듯 하다. 그런데 조리법이 짜파게티 그대로이다. 그런 선입견을 갖고 먹으니 짜왕이란 이름이 조금 무색하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냉동면이나 생면으로 할 수도 없고 ... 그래도 건더기가 훨씬 풍부하고 짜파게티보다 풍미도 조금 좋은 듯하다. 면발의 위대함은 그대로이고. 다만 가격 대 성능비를 따지자면 조금 아쉬운 건 사실. 나야 이 면발을 워낙 좋아해서 짜파게티의 대체품이 되겠지만. 행사 때 업어오면 가격도 맛도 괜찮은 제품일 듯 싶다. 2015. 5. 22. 메밀소바 면을 끓여서 식혀 먹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은 대체로 식히는 과정 덕인지 쫄깃한 맛이 좋다. 국물 라면은 가끔 목 넘김이 힘들 때가 있다. 국물 라면을 너무 먹으면 신기하게 몸에서 거부하는 것 같다. 그럴 때는 국물이 없는 비빔면 같은 걸 먹어왔다. 그러던 중 이걸 보게 되었다. 세상에 이걸 건면으로 만들다니. 농심의 제품 구현 수준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이런 건 물을 맞출 필요가 없어서 조리도 쉽다. 기름기가 전혀 없는 맛이다. 면을 유탕 처리하지 않은 것 같다. 비빔면은 찬물로 식힌 후에도 기름기가 있는데 이건 전혀 없다. 소스 재현 수준도 괜찮다. 이건 좀 기술이 필요하다. 물을 충분히 넣어야 덜 짜다. 나는 아예 많이 넣어 버린다. 아니면 간장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나는 무척 맛나게 먹어서.. 2015. 5. 22. 떡국면 독특한 국물맛을 갖고 있다. 바로 떡국. 가래떡대신 국수를 넣어서 먹는 느낌이랄까. 이게 그런데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다. 떡국에 사리를 먹어본 경험은 없지만 ... 설렁탕에 국수가 있어도 잘 어울리는 그 느낌이랄까. 쌀짬뽕에서 느꼈던 면의 식감이 떡국면에서 훨씬 어울린다. 떡 사리나 만두를 넣어주면 정말 그럴 듯하다. 손님와도 대접할 만한 라면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 2015. 5. 9. 크게 휘두르며 이 만화는 개성이 있다. 작화는 평범하고 이야기는 소박하면서 한편으로 만화같은 인물들이 배치되어있다. 9분할 투구가 가능한 투수, 자비를 들여 팀을 운영하는 여성 감독, 80구만 던지는 투수, 상대 경기 기록을 외워버리는 포수 ... 그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튀지 않는다. 순정만화 같이 아기자기하고 느리게 이야기가 흘러간다. 한편으로 경기 바깥의 이야기가 여타 만화와 다르게 중요하게 다뤄진다. 훈련, 재활 이런 것들이 심도있게 그려져서 신선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60년 후부터의 나부터 내일의 나까지 모습을 빠르게 써보는 자리였다. 나라면 어떨까. 십년 뒤의 내 모습은 무엇일까. 게다가 이제 부양 가족도 생긴 몸이다. 한발 한발 신중하면서 미래를 향해서는 대범한 발걸음이 필요하다. 2015. 5. 8. 감자면 지금은 소원해졌지만 종종 술을 마시던 친구가 있었다. 그 덕분에 천엽을 처음 먹어봤다. 육회를 참기름에 찍어먹는 것도 알게 되었다. 주량이 대단하고 매일 술담배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하지만 몹시 건강한 친구였다. 과묵해서 이야기하는 시간보다 술을 주고 받는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다. 그 친구와 언제인가 양꼬치집을 갔다. 이건 가게가 꽤 중요하다. 맛났던 생각을 하고아무데나 갔더니 비린내 덕에 다 먹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좋은 곳을 가면 향기롭고 묵직한 고기맛을 즐길 수 있다. 그와 같이 간 곳이 바로 그랬다. 도수 강한 이과두주와 먹고 나서 후식으로 옥수수면을 주문했다. 달고 쫄깃한 면발이 그만이었다. 감자면의 면발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면발은 정말 어떤 라면보다 나은 것 같다. 전분 덕인지.. 2015. 5. 8. 어메이징 그래비티 만화로 된 책을 즐겨 보는 편인데 마침 도서관에 가니 이 책이 한번에 눈에 들어 왔다. 낼름 집어들었는데 대충 봐도 그림체나 내용이 좋았다. 주로 퇴근길에 책을 읽는 편이라 이틀 뒤나 보게 되었다. 난 번역본일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게다가 생물 교사의 작품이라니? 그걸 알고나니 제목도 좀 그랬다. 요새 영어 쓰는거야 거의 국어를 대체할 수준이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쓸 줄이야. 첫 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 . 다 읽고 나니 정말 멋진 책이었다. 나름 교양 물리 책을 많이 보았지만 중력에 관해서는 이 책 만한 것이 없다. 작가는 중력을 탐구한 인물에 빙의하여 마치 그 사람이 된듯이 서술한 건 무엇보다 멋졌다. 또한 역사적으로 중력이란 개념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주요한 지점을 잘 짚은 것 같다. 산수에.. 2015. 5. 8. 쌀짬뽕 짬뽕을 쌀국수면으로 먹을 수 있다니! 쌀 삼형제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일단 짬뽕부터. 비싼 라면이라 그런지 면이 별도의 용기에 담겨있다. 처음 면을 봤을 때는 무슨 당면인 줄 알았다. 살짝 투명하고 노란 빛을 띠는 것이 그렇게 착각할 만하다. 신기한 것이 끓이면 하얗고 넓은 면발로 바뀐다. 이건 스프가 세 개있다. 하나는 흔한 라면 스프같은데 다른 하나는 고추장 같은 속칭 페이스트 스프다. 마지막으로 건더기 스프는 꽤나 튼실하다. 돈 값을 한다고 할까. 국물 맛은 꽤 좋다. 중국집 짬뽕보다 내 입맛에 맞는 거 같다. 뒷맛도 좋고 맵지만 달지 않은 국물이 면발에 너무 잘 어울린다. 아, 그렇지. 쌀 면도 있다. 확실히 밀면보다 쫄깃함은 조금 떨어지지만 개성이 있다. 좀더 부드럽게 씹히는 느낌도 괜찮다. .. 2015. 4. 5.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소설을 그야말로 오래간만에 보는 마당에 책을 눈 속의 독수리와 함께 빌렸다. 느낌은 그 다운 소설이란 점. 잘 썼고 술술 읽히고 중반부까지 긴장있게 흘러갔지만... 핀란드에서 돌아오면서 긴장감은 한방에 날아가고, 상실의 시대나 1Q84하고 똑같은 느낌이다. 상실의 시대는 그래도 괜찮았다. 그런 결말이 묘하게 여운이 남았고 신선했다. 결말이 아직도 생각났다. 그들은 어찌 되었을까. 그런데 1Q84 두 권을 읽고, 이번에도 이런 결말을 만나니 지갑을 잃어버린 기분이다. 몹시 찝찝하고 모든 행동이 후회된다. 다시는 이 작가의 글에 손을 대고 싶지 않다고 할까. 어쩐지 스티븐 킹이 그렇게 위대해 보일 수 없다. 풀리지 않은 떡밥질과 애매한 결말. 이전에도 이렇게 다 끝을 맺었는지 궁금하지만, 읽기 싫은 마음이 .. 2015. 4. 5. 눈 속의 독수리 요새 로마에 빠진 까닭에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보고 있다. 로마 토탈워도 있는데 막상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십분에 한판 끝나는 온라인 농구 게임을 두 시간씩 하느냐 못하고 있다. 어쨌든 로마에 관한 엔하위키의 글을 샅샅이 보다가 이 소설의 존재를 알게 되었기에 6개월 이상 가지 않았던 도서관을 부리나케 가서 빌렸다. 총평을 내리건대 비장감보다 막무가내 느낌이 앞선다. 군단 하나와 예비 부대로 국경을 지킬 수 있는 것일까.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인공도 읊고 결사의 마음을 갖지만... 종국에 대규모 전투가 벌어질 때의 강추위야말로 청야전을 벌이기 좋은 상황인데 야전에 소중한 병력을 분산하여 각개격파 당하는 걸 보니 뭐랄까. 마치 주인공은 이미 체념한 상태로 다른 이까지 동귀어진하려는 듯해서 마음이.. 2015. 4. 5.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