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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상문219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소설을 그야말로 오래간만에 보는 마당에 책을 눈 속의 독수리와 함께 빌렸다. 느낌은 그 다운 소설이란 점. 잘 썼고 술술 읽히고 중반부까지 긴장있게 흘러갔지만... 핀란드에서 돌아오면서 긴장감은 한방에 날아가고, 상실의 시대나 1Q84하고 똑같은 느낌이다. 상실의 시대는 그래도 괜찮았다. 그런 결말이 묘하게 여운이 남았고 신선했다. 결말이 아직도 생각났다. 그들은 어찌 되었을까. 그런데 1Q84 두 권을 읽고, 이번에도 이런 결말을 만나니 지갑을 잃어버린 기분이다. 몹시 찝찝하고 모든 행동이 후회된다. 다시는 이 작가의 글에 손을 대고 싶지 않다고 할까. 어쩐지 스티븐 킹이 그렇게 위대해 보일 수 없다. 풀리지 않은 떡밥질과 애매한 결말. 이전에도 이렇게 다 끝을 맺었는지 궁금하지만, 읽기 싫은 마음이 .. 2015. 4. 5.
눈 속의 독수리 요새 로마에 빠진 까닭에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보고 있다. 로마 토탈워도 있는데 막상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십분에 한판 끝나는 온라인 농구 게임을 두 시간씩 하느냐 못하고 있다. 어쨌든 로마에 관한 엔하위키의 글을 샅샅이 보다가 이 소설의 존재를 알게 되었기에 6개월 이상 가지 않았던 도서관을 부리나케 가서 빌렸다. 총평을 내리건대 비장감보다 막무가내 느낌이 앞선다. 군단 하나와 예비 부대로 국경을 지킬 수 있는 것일까.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인공도 읊고 결사의 마음을 갖지만... 종국에 대규모 전투가 벌어질 때의 강추위야말로 청야전을 벌이기 좋은 상황인데 야전에 소중한 병력을 분산하여 각개격파 당하는 걸 보니 뭐랄까. 마치 주인공은 이미 체념한 상태로 다른 이까지 동귀어진하려는 듯해서 마음이.. 2015. 4. 5.
맥스 페인 3 이 기막힌 게임을 처음 고등학교 때 즐겼지. 불릿 타임이란 기술은 멋져. 그걸 빼고 이 게임을 논할 수 있을까. 초저속으로 움직이는 연출은 영화에서 신물나도록 나오지만, 게임에서는 그리 흔한 일이 아니었지. 게다가 매트릭스의 연출은 완전 달랐잖아. 느낌이 말이야. 어느덧 3탄이 나왔네. 들어보니 흥행이 저조해서 4탄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고 하더군. 사실 판매량이 적은 것도 아냐. 제작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서 그렇지. 미국 돈으로 1억 달러? 그 정도가 들었다네. 믿기지 않은 금액이야. 한국 대작 영화도 그 만큼 돈을 붓진 않잖아. 시장 규모가 이렇게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지. 씁쓸하지만 말이야. 게임이 시작되면 지저분한 집에서 술에 쩔어 사는 모습으로 시작해. 이 정도 마시고 총 잡는 손이 안 떨릴까.. 2014. 4. 2.
배니쉬드 많은 도시민처럼 나또한 전원 생활에 대한 막연한 동경감이 있었다. 봄에는 움트는 싹을 보고 여름에는 생명의 향연을 느끼고 가을에는... 그래서 내 희망사항은 근사한 전원 주택을 지을 충분한 돈을 모으는 것이었다. 이 게임은 내 꿈을 박살내줬다. 아니 어설픈 동경을 비정한 현실로 내몰았다고 할 거 같다. 도시에 비해 전원에서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는 비싸서 못 살 수있지만 없는 건 아니다. 대체품을 구하기도 쉽다. 전원에서는 구하기도 어렵고 더 많은 수고를 거쳐야 한다. 다시 게임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약간의 자원과 함께 일단의 사람들이 들 한가운데 버려진 상태로 게임이 시작된다. 이제부터 치열한 생존 경쟁이다. 심시티는 건물이 주인공인 탓에 장난감 마을을 다.. 2014. 4. 2.
Exceptional C++ Style: 40개의 새로운 프로그래밍 퍼즐과 문제 그리고 그 해답 C++은 워낙에 만능 언어이기에 그야말로 미지의 영역이 곳곳에 널려 있다. 어떤 도구든 성숙해지면 출현하는 전문가 그룹들이 그 복잡성을 더하게 하는 것 같지만. 이 또한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나를 포함한 대중은 언제나 갖지 못한 걸 꿈꾼다. 그것은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기에 애매하고 가늠하기 어렵다. 어제의 성취를 단순하게 해서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추상화와 계층 구조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이 언어 또한 날로 복잡해지고 있다. 그러기에 맹점은 날로 커지고 가려운 곳을 긁어줄 효자손이 필요하다. 이 책이 그런 역할이다. 책은 주로 스타일에 대해 다루고 있다. 내게 인상적인 대목은 템플릿을 다룬 곳이었다. 템플릿에 대한 책을 보았지만 실습이 부족한 탓인지 아직도 이해가 부족하다. 여기서 언급한 템.. 2014. 4. 2.
숨은 요새의 세 악인 스타워즈의 원전같은 영화라기에 봤는데 생각보다 유사점을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무척 재미있는 영화이다. 인간 본성은 변치 않았다는 걸 손수 증명하듯, 그토록 오래전 영화임에도 세련미가 느껴진다. 나이와 미인이 관계없듯 영화도 그런가보다. 가끔 느려보이는 전개도 호흡을 따라가는데 적절하다. 세 악인은 내가 보기에 주인공들이다. 두 농부와 한 무사. 그들 모두 욕망에 충실하다. 전자는 노골적이고 후자는 속칭 귀족적일 뿐. 자기일에 열심이다. 전자는 금을 갖고 갈 욕심에 후자는 공주를 빼돌리는데 여념이 없다. 그런 이들이 대비되고 여걸스러운 이쁜 공주님이 양념을 쳐서 곳곳에서 코미디가 펼쳐진다. 모닥불에 불을 쬐는 농부에게 아무 말도 없이 무사가 다가온다. 그들은 영문을 묻고 싶지만 인상이 장난이 아니다. 겨.. 2014. 3. 29.
마진 콜 자본주의는 개인의 소유를 미덕으로 하고 있다. 부를 향한 개인의 추구가 국가 입장에서는 편한 재산 관리 방법이 되는 셈이다. 어제 집을 청소하며 느꼈다. 잘 닦이지 않는 현관의 얼룩 때문에 땀흘리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 소유라지만 국가는 언제든 뺏어갈 수 있다. 아니라해도 상속자가 없으면 국가에 귀속될 터. 내 재산이란 허울 하에 열심히 관리하고 있는 셈 아닌가. 이야기가 샜지만 이 영화는 자본주의의 첨단을 걷는 한 투자회사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 시작부터 분위기는 묘하다. 상자를 들고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일단의 사람들. 구조조정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는다. 장기 근속한 위기 관리팀장인 에릭 달에게도 그렇다. 급작스런 호출과 함께 회사는 퇴직 프로그램에 대한 제안을 하고 즉시 나갈 줄 .. 2014. 3. 29.
듀얼 두 자동차와 두 남자가 있다. 하찮은 자존심 싸움 같지만 웬일인지 감정이 커져 버렸다. 도로에서 사소한 시비가 죽음으로만 결판지을 수 있는 싸움이 되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악인인 것도 아니다. 한명은 무른 남자이며 또 한명은 길가에 시동이 꺼진 차 쯤은 기꺼이 밀어준다. 사실 가벼운 승용차를 따라잡는 일은 어렵지만 영화적 장치에 의해 그들은 싸움을 이어 나간다. 결말은 치킨 레이스로 장식한다. 허탈하게 앉아 석양에 비치는 승자는 웬지 기분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하긴 황무지에 전화기도 없이 막막한 귀행을 해야 하니... 소싯적에 동인천에서 가락동으로 퇴근할 때마다 그런 기분을 가끔 느낄 때가 있었는데. 텔레비젼 영화라서 저예산 느낌은 넘치지만 긴장감은 수준급. 볼만한 영화였다. 2014. 3. 29.
WinDbg로 쉽게 배우는 윈도우 디버깅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프로그램이 크래시되는데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었다. 비주얼 스튜디오에서 실행하는 까닭에 디버거가 붙어 있음에도 어느 순간 이젠 쉬는 시간이라고 말하는 양 죽어버렸다. 그 원인을 찾으며 갖은 방법을 쓰다가 windbg까지 오게 되었다. 우와 툴의 활용도 차원이 다르다. 통합 개발 도구가 잘나봤자 개발 도구일 뿐인 것이다. 어쨌든 windbg는 몹시 익숙하지 않은 나였다. 마침 이전 회사 다닐 적에 사두고 좀처럼 펴보지 않았던 이 책이 떠올랐다. 어려워 보이는 이 디버거를 위한 최고의 입문서라고 생각한다. 책은 프로그램 설치부터 시작한다. 점진적으로 낚시하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가 안랩에 있는 개발자여서 커널 디버깅에도 많은 쪽이 배정되어 있다. 이제 운영 체제가 안정화되서 블루 .. 2014. 3. 29.
라쇼몽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영화를 이제서야 보게 됐다. 줄거리를 요약해보자. 억수같이 장대비가 오는 가운데 세 남자가 모였다. 그들 중 하나의 재촉으로 한 사람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살인사건이다. 그는 사건 발견자로서 관청에서 했던 이야기로 넘어간다. 중과 산적 체포자와 산적과 무사의 부인과 무사가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진실 게임을 시작한다. 영화의 무대는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 내내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는 수준급이다. 호흡이 조금 늦은 것 같은 것이 좋았다. 현란한 화면 편집과 빛깔로 어지럽던 느낌은 전혀 없었다. 편하게 책을 읽는 느낌으로 보고 결말또한 만족스럽다. 이토록 깔끔하게 매듭을 지을 수 있을까. 그의 영화를 또 보고 싶다 2014. 2. 16.
파이썬 쿡북 3판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있어 주요한 언어인 파이썬. 프로그래머되기 전 다급한 맘에 이것저것 할 적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회사에는 네임드급의 굉장한 개발자들이 있는데 그들이 쓰는 수준은 완전히 달랐다. 알고보니 파이썬은 익을대로 익은 언어였다. 그들이 짠 코드를 살피고 따라하며 간신히 일을 하고 있을 무렵. 사내 개발자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올레! 이 책에서 정말 많을 걸 배웠다. 처방전처럼 다양한 사례에 대해 해답과 깊이있는 해설이 담겨있다. 나는 발생자나 참조에 대해서는 이걸로 개념을 세웠다. 무엇보다 방대한 스크립트를 작성하며 만나는 문제에 대해 정답을 찾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낑낑대며 몇 개월간 영어로 된 책을 읽느냐 고생했는데 알고보니 번역판이 나왔다! 이 책의 저.. 2014. 2. 16.
Too Big to Fail 서프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해 이것저것 읽어본 바에 의하면 신용을 부풀린데 이유가 있었다고 해야할 듯 싶다. 그걸 설명한 자료도 많고 결국 공적자금으로 해결했다는 거도 주워 들은 사실인데 그걸 해결하는 과정을 그려낸 것이 이 드라마다. 촌평은 좀 심심하다는 것이다. 결과는 익히 알고 그걸 받아들이는 과정은 담담하다. 일상사가 그렇듯. 그래도 멋진 포인트가 있는데 배우들이 너무 그럴 듯 하다는거다. 캐릭터가 마치 실제 인물을 데려온 듯 착각에 빠질 정도다. 주인공 격인 폴슨 재무장관을 맡은 배우는 특히 그렇다. 미국은 어찌 이리 인물도 많은건지. 그거 빼고 뉴스 편집해서 그럴 듯하게 보여준 거 빼면 안 봐도 될 영화다 2014. 2. 16.
오브젝티브-C: iOS와 맥 OS X 개발을 위한 애플 기기가 정말 많이 퍼져있지? 한때 애플하면 비싸고 소수 매니아나 갖는 사치품 취급이었는데 말야. 여전히 비싸지만 이제 마성을 가지고 있지. 이제 수적으로는 안드로이드 폰이 압도하다고들 하지. 그래도 iOS에서 꽃피운 앱 생태계를 살펴봐. 그 숲을 이루는 나무들이 오브젝티브 C로 이뤄져있대. 나야 윈도우즈 기반이 전부인양 우물 안에서 펄쩍 뛰어보는 개구리 한 마리지만 말야. 바깥의 세상 소식을 귀 기울이다보니 이 언어가 서버 프로그램을 만드는데도 은근히 쓰였다는 거야. 사실 이런 프로젝트를 만날지도 모를 일이지. 그러나 생각 뿐이고 놀거 다 놀면서 생각도 희미해질 무렵 기회가 생겼네. 새로운 언어를 익힌다는 건 즐거운 일이야. 외국어 배우는 거하고 비슷한 느낌이라니까. 이건 말할 상대가 없어도 써먹을.. 2013. 4. 2.
그와 그녀의 목요일 연극을 정말 오랫만에 보게 됐어. 부담없는 내용 덕에 뮤지컬을 몇 번 봤어. 최근에 본 건 '빨래'였지. 꽤 인기 작품이라고 하더군. 동생 부부의 선물로 봤어. 재미는 있었지만 너무 뻔한 내용은 아쉽더군. 내용 자체가 클리셰 덩어리니까. 악덕 고용주, 선한 연인들, 지독한 가난함.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어디서 보니 그래야 관객의 몰입도가 높아진다고 하더군. 하긴 소자본 예술에서 내가 투자자라도 모험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 근데 연극은 왜 눈길이 잘 안 갈까. 뮤지컬은 그냥 흥겨운 맛에 보지만, 연극은 괜히 심각할 것 같은 기분 때문일까. 이런 관람작도 동생의 선물로 봤지. 근데 자칫하면 못 볼 뻔했어. 멍청하게 예약 날짜를 설날로 한거야. 다행히 빈 자리가 남아 있었나봐. 예약을 바꿔주더군. 한국에서 .. 2013. 2. 17.
토탈 리콜 영화를 본 지는 꽤 되었는데 이제야 쓰네. 주로 영화는 청량리 롯데 시네마에서 보는데 이것 역시 그래. 날씨 좋은 날 한껏 치장하고 잔뜩 기분내려 간거지. 근데 여기에 썼던가? 내 부인은 피만 봐도 질겁한다는 걸. 무서운 것도 질색이고. 오죽하면 날 보고도 놀라서 울었을까. 그럴만한 사정은 있었지. 그녀가 화장실에 있는 사이 깜깜한 방 책상 밑에 숨어있었거든... 날 찾다 눈을 마주치고는 너무 놀란거지. 결혼 전에 집에 도둑이 들었었대. 그 때 잊지못할 경험을 한거야. 도둑과 눈이 마주친거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렇게 생각했대. 그리고 밤손님이 갈 때까지 눈을 꼭 감고 자는 척 했대. 그런데 내가 비슷한 경험을 선사해줬으니... 내가 죽일 놈이야. 어쨌거나 영화를 보러갔지. 청량리 민자역사는 최근에 지은.. 2013. 1. 9.
해피 피트 2 즐거운 펭귄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생각해볼까? 춥고 배고픈 - 사실 바다 밑에는 엄청난 어류 자원이 있으니 거짓말 - 크툴루 신화의 본고장 남극도 흥겨운 장소가 되겠지. 군무를 즐기고 함께 노래부르는 광장같은 곳. 어렸을 적에 남의 집에 놀러가 너무나 즐겁게 했던 몽대륙이란 게임이 생각나네. 거기 나오는 펭귄도 어디선가 춤을 췄던 것 같은데... 어쨌든 엄청나게 무리지은 그들의 탭댄스가 얼음을 녹이고 그 덕에 땅에는 맑은 물이 흐르지. 영화는 그렇게 시작해. 줄거리를 또 써야겠군. 참 내가 왜 이리 감상문을 열심히 자세히 적는지 한번쯤 설명해두고 싶네. 사실 내가 이걸 적는 이유는 내 기억력이 한심해서말야. 컴퓨터로 따지면 캐시 용량이 부족한가봐. 이렇게 감상문을 써두면 나중에 이 글만 보면 대충 기억이.. 2012. 12. 28.
주먹왕 랄프 20대 때는 열심히 시사회를 신청해서 보러 다녔어. 그런데 공짜도 한두 번이지. 몇 번 보니 재미없는 영화를 본 후에 시간이 아까운 생각이 많이 드는거야. 그리고 시사회는 관객이 적은 평일 저녁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잖아. 내 친구들은 그렇게까지 시간내서 영화를 보지 않았어. 게다가 여자 친구도 없던 나는 홀로 영화관을 나서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어. 그게 확고해지자 다시는 시사회를 찾지 않았지. 지난 주에 송년 행사를 했어. 좀 이른 것 같지만 어쨌든 피자 파티를 한 후 깜짝 이벤트를 한 후 영화를 보는 일정이었어. 나와 동료들은 따뜻한 미스터 피자를 먹으며 이벤트에 대해 궁금해했지. 여섯시가 되자 그게 뭔지 알 수 있었어. 정준하씨가 사무실에 찾아온 거야. 그는 '주먹왕 랄프'에서 주인공 랄프 역의 .. 2012. 12. 19.
Java의 정석 이 책 제목은 좀 거창한데 거기 신경 쓸 필요는 없고... 뭐부터 시작할까? 내가 왜 이걸 보게 되었는지 써볼까. 내가 이야소프트를 다니던 시절이었어. 회사에서 게임이 성공하자 다양한 복지 정책을 만들어줬지. 좋은 시절이었어. 그 중에서 온라인 독서 교육이 있었지. 기간 내에 책을 보고 마지막에는 내용을 맞추는 문제를 내줘. 그걸 다 풀면 되는거지. 그리고 책은 가지는 거야. 60점 미만이면 불합격이고 몇 만원 되는 교육비를 물어내야 해. 알다시피 그런 일은 거의 없어. 정말 작정한다면 몰라도. 거기서 보게 된 책이야. 이전까지 비슷한 전개를 가진 자기 개발 서적에 지쳐있었거든. 자바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고. 게임계를 제외한 실로 많은 곳에서 자바를 쓰잖아. 참, 난 게임 개발 쪽이야. 자바를 아예 .. 2012. 11. 27.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 고등학교 때 있던 컴퓨터로 주로 하는 일은 게임이었다. 그 시절에 즐겼던 게임 중에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몇몇이 있다. 다크랜드, 폴아웃, 엑스컴. 그 중에 무엇이 최고라고 꼽기 어렵다. 그러나 엑스컴은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이 분명하다. 제작사가 손을 놓은 후에도 많은 모방작이 나왔고, 그 중에서는 원작과 동일하다는 이유로 소셜 펀딩을 받은 것도 있다. 나만 해도 지구를 지키고 싶을 때마다 이젠 고전 게임이 된 작품을 즐겼다. 그러나 허전했다. 발전한 기술에 맞춰 다듬어진 엑스컴을 다시 즐기고 싶었다. 이제서야 갈증을 풀 수 있게 되었다. 문명으로 유명한 전략 게임의 명가가 속편을 제작했다. 줄거리는 전작과 똑같다. 어느날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한다. 각 국가들은 엑스컴이란 단체를 통해.. 2012. 11. 21.
메리다와 마법의 숲 나는 픽사의 팬이다. 여지껏 그들이 내놓은 영화는 빠짐없이 봐왔다. 카 2를 제외하고는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스템만 생각하던 내게 스토리 텔링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이야기야말로 공감할 수 있는 매개체인 것은. 이야기가 없는 매체야말로 사막처럼 외롭고 쓸쓸할 수 있음을 말이다. 그렇기에 이번에 개봉한 픽사의 영화 또한 내게 필수 관람이었다. 영화의 초반은 식상하게 흐른다. 왕국에 왈가닥 공주가 있고 그녀는 반항적이다. 부모는 그녀도 모르게 결혼을 준비하고, 그 사실을 안 그녀는 몹시 화를 낸다. 결혼을 피할 방법을 찾던 중 마녀에게 이르게 된다. 이제부터 흥미로워진다. 마녀는 결혼을 피할 묘약으로 케이크를 만들어주고, 그걸 먹은 어머니는 곰으로 변해버린다. 왕은 곰에게 다리 하나를 잃어서 어떤 .. 2012. 10. 22.
바이오쇼크: 랩처 게임이 원작인 소설은 대체로 재미없다는 특징이 있다. 엄격히 말하면 내가 접했던 것들은 그랬다. 내용을 뻔히 알고 있음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또한 게임 전개는 긴 호흡을 갖고 끌어나가기 어렵다. 지루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인내심은 기기 발전과 반비례하는 것이 틀림없다. 부모 세대만 해도 기다림을 당연히 여겼다. 끈기는 훈련되었다. 이 책은 흥행에 크게 성공했던 게임 '바이오쇼크'가 원작이다. 뛰어난 시각 효과로 표현한 수중 세계가 일품이라고 한다. 시나리오 및 전개도 훌륭하고 말이다. 책은 게임의 시간적 배경보다 전을 다루고 있다. 어떻게 수중 도시가 태어났고 몰락해나가는지를 말이다. 줄거리를 요약해보자. 앤드류 라이언 회장은 자수성가하여 거부가 된 인물이다. 그는 극단적인 자유주의자이.. 2012. 10. 17.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하루 빨리 책을 읽고자 마음 먹었는데, 꽤 많은 날이 지나고서야 이뤘다. 영화의 시각적 측면이나 정적이면서도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끌고 나가는 것에 무척 감명받았다. 매우 긴 영화의 뒷 이야기를 끈질기게 읽은 이유이기도 했다. 뒷 이야기 중에 감독의 완벽주의 덕에 작가까지 덩달아 고생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호, 그 정도로 책을 완벽하게 다듬었단 말인가. 게다가 영화 만으로는 부족했다. 어째서 그런 결말에 이르렀는지 도대체 알 수 없었다. HAL과의 대결이 끝난 후에 영화는 놀랍게 비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책을 읽기로 했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 변한 건 없다. 여전히 모른다. 하긴 아서 클라크란 작가가 친절한 설명과 주석으로 유명한 건 아니니까. 영화와 사실상 같은 줄거리를 갖고.. 2012. 10. 14.
자학의 시 가정폭력은 피해받는 당사자의 고통이 가장 심할 터이다. 하지만 지켜보는 것도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내 부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이혼했다. 그러기까지 어린 내가 보기에 불편한 사건이 밤마다 자주 일어났다. 새벽녘에 소란한 소리로 깨어난다. 그러면 술 취한 어머니, 고성을 높이는 아버지, 깨지거나 나뒹구는 집안 소품들이 어우러지는 화음이 들린다. 이제 나는 불꺼진 방 이불 속에서 무서운 마음에 조마조마할 차례이다. 소심하고 겁많던 나. 온갖 공상으로 그걸 떨쳐버리려 노력했다. 그 떨림을 아직도 기억한다. 이런 것이 평생 각인되어 싸움을 피하는 건 아니다. 그저 그 때를 생각하면 그 기억은 무섭게 다가온다. 언제인가 이런 얘기를 좀더 자세히 쓸 때가 올 터이다. 일단 내 가족사 서술은 접어두자. 아무튼.. 2012. 10. 8.
유대인 경찰 연합 얼마 전에 겪은 일이다. 전세 만기가 되어 집주인과 논의를 했었다. 나는 전세금을 올리기 원했고 그는 소액이나마 월세를 받기 원했다. 다행히 이야기는 잘 풀려서 전세금을 올리기로 하고 구두로 재계약을 했다. 그런데 한달 후 그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팔아야함을 전했다. 요사이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이 있는 부동산 값 하락이 주된 이유였다. 우리 부부는 이사갈 집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야했다. 내가 사는 곳은 가구 수가 적고 입지가 그리 좋지 않아 가격이 싸다. 오히려 그런 이유로 이곳에서 전세를 얻기는 더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 금액으로 서울에 전세를 얻으려면 지금보다 더 외곽으로 가야만 한다. 다행히 집주인이 마음을 돌려서 거주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히 끝났다. 책은 그런 내용이다. 단지 이 경우에는 .. 2012. 9. 24.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핵전쟁 이후를 그린 폴아웃이란 게임이 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폴아웃 3에서 육중한 방공호의 문을 열고 마주친 태양빛을. 그리고 보여지는 황무지와 폐허. 그곳을 다니며 마주치는 위협들과 각종 사건들. 그럴듯하게 꾸며진 가상의 세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내게는 생생함이 대단했다. 덕분에 게임에서 흔히 다뤄지는 요정과 용이 거니는 환상 세계는 내 취향에서 멀어졌다. 마찬가지로 좀비 아포칼립스 또한 그렇다. 흐느적거리며 인육을 과하게 탐하는 좀비는 충분히 무섭다. 그러나 그들의 힘은 육체에 한정되어있다.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부족하다. 어쩌면 몇 번 감상한 좀비에 대한 서적이나 영화에 흥미를 못 느껴 더 그럴 것이다. 그러나 어느날 도서관에서 발견했다. 세계대전Z를. 상상 속의 좀비를 실감 가득하게 .. 2012. 9. 11.
코벤트리 일단 줄거리를 요약해보자. 3차 세계대전 후의 미국은 신정국가가 되었다. 기술 발전은 억압받지만 구시대의 유산이 모두 사라지지 않은 미래. 사관학교를 졸업한 조디는 독실한 젊은 신자의 소망인 천사 부대에 배속받는다. 예언자의 왕궁을 경비하던 그는 종교의 부조리를 발견한다. 종교에 헌신하는 성처녀들이 사제들의 성욕을 위해서 쓰이고 있었다. 그녀들 중 한 명인 주디스를 우연한 계기로 만난 조디는 소년의 애틋한 감정으로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의 체제에서는 짝사랑 외에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러던 중 주디스 또한 제비뽑기에 걸려 성처녀의 역할을 수행하려다 진실을 마주하고 기절한다. 이단심문까지 받게 된 그녀를 보다못한 조디는 카발이라 불리는 비밀 조직에 가입한다. 단순히 이교도 집단으로 알려진 그 곳은 .. 2012. 8. 30.
소피의 선택 평소에 EBS를 즐겨 본다. 주말마다 '세계의 명화'라는 프로그램을 한다. 얼마 전에는 '소피의 선택'을 방영했다. 상당히 긴 영화이다. 그럼에도 개성 강한 인물과 양파 껍질처럼 한 겹씩 나타나는 속사정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 앞으로 볼 사람은 글을 읽지 않는 편이 좋다. 사실 알아도 연출이 훌륭한 드라마라서 큰 흠은 되지 않는다. 소 피는 폴란드에서 왔다. 빈혈을 앓던 그녀는 도서관에서 실신한다. 마침 그 곳에 있던 생물학자인 제이슨을 만나 도움을 얻는다. 그는 그녀가 한눈에 마음에 들었다. 그는 그녀가 정말 마음에 들었나보다. 그녀가 침대에서 눈을 뜨자 초라한 집은 아늑하게 바뀌었다. 요리를 하고 있던 제이슨은 술을 건넨다. 술은 너무 훌륭하다. 그는 제멋대로지만 강렬한 성격을 가졌다. 그녀는 그.. 2012. 4. 4.